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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4 07:20

[강론] 성령 강림 대축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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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강림 대축일(다해) 강론 – 열정
 

주임신부    2022. 6. 5, 범일성당


 

몇 년 전 예비신자 교리 환영식 때, 성당에 처음 오신 그분들을 만나 인사를 나눌 때, ‘어째서 성당에 오시게 되었는지요?’ 질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어느 젊은 자매 두 분이 똑같은 대답을 하셨습니다. 그 대답은 바로 ‘드라마에 나오는 신부님을 보고 왔다.’는 것입니다. 사실, 각종 드라마에 신부님이 나오는 경우가 있지요. 그런데 그 두 분 자매님의 이어지는 말씀이 걸작이었는데요, ‘그런데 성당 와서 보니까, 신부님이 그리 잘 생기지는 않았네요?’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드라마의 영향은 크고, 성당에까지 사람을 인도하는 능력이 있는가 봅니다.


 

언젠가 모 TV 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인 ‘열혈사제’가 있었습니다. 깡패처럼 행동하는 드라마 속 신부님을 바라보면 현실감이 없습니다. 설정 자체가 말이 안 되지요. 그런데도, 드라마의 전개 과정을 보면 참 재미가 있었습니다.


 

드라마가 인기 있었던 그 당시, 제가 사제 복장을 하고 길을 걷다 보면, 지나가던 어떤 사람은 저를 보고서 씽긋이 웃습니다. 어떤 분은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기까지 하십니다. 그런 분들이 신자인지 아닌지는 제가 모르겠으나, 그분들은 ‘열혈사제’ 시청자였음은 분명한 것 같았습니다. 


 

가끔, 우리도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어 봄이 좋을 듯합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의 주먹질은 피해야 하겠지만, 그 주인공의 ‘열정’은 우리도 배워 봄직 하다고 생각합니다. ‘열혈’의 사전적 뜻은 ‘열정으로 끓는 의기’입니다. 여기에서 ‘열정’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고, 우리도 열정적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한편, 요즈음 가톨릭신문을 보면, ‘김수환 추기경님 탄생 100주년’을 알리고 있고, 다양한 행사가 있음을 접합니다. 사실, 내일 날짜가 그분의 탄생일로서, 100주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좌우명은 ‘여러분과 많은 이를 위하여’였고, 그분께서 남기신 말씀들은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서로에게 밥이 되어 주십시오.’ 등, 참으로 귀한 말씀들이 남겨져 있습니다. 제가 아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한마디로 ‘열정’을 지니고 사신 분이셨습니다. 그분의 삶을 생각하며, 우리도 열정을 지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성령께서 우리에게 내려오심을 기념하는 날, 교회의 탄생일인 ‘성령 강림 대축일’을 맞으며, ‘열정’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후, 제자들은 한동안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처참하게 십자가에서 죽어가는 예수님을 버려둔 채 그냥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죄책감과 더불어, 그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방 안에 꽁꽁 숨어있었습니다.(요한 20,19 참조)


 

그런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어 평화의 인사를 반복하셨고, 당신의 ‘숨결’을 불어 넣으시며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제자들은 180도 바뀌게 됩니다. 그들은 방 안에 숨어있지 않고, 세상 밖으로 뛰쳐나가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자들은 성령을 받음으로써, ‘두려움’에서 벗어나 ‘열정’을 지닌 자들로 바뀌었던 것입니다.


 

성령을 받으시는 여러분, 오늘 대축일을 맞으며, 성령의 바람이 여러분 각자에게 머물길 기원합니다. 성령 덕분에, ‘열정’을 지니고 살아가는 우리 되길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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