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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주일(성소 주일) (다해) 강론 – 부르심과 응답
 

주임신부   2022. 5. 8, 범일성당


 

「가톨릭 성가」 중에 제가 볼 때 그 노랫말이 좀 어색한 성가가 하나 있는데, 가톨릭성가 18번, ‘주님을 부르던 날’입니다. 다들 아시는 곡이죠? 그 가사를 보면 이러합니다. ‘주님을 부르던 날, 당신은 내게 응답하셨나이다.’ 바로 이 부분의 가사가 제 마음에 별로 안 드는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각자를 이미 부르고 계신 주님을 그 어떤 사람이 감히 부를 수 있다는 것입니까? 우리가 주님을 부르기 이전에, 주님께서 먼저 우리를 부르고 계신다는 이 점은 중요하기에, 이를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 성가 가사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 가사를 풀어서 올바로 표현해 본다면 이러합니다. - ‘내가 주님을 부르던 날, 주님께서는 ‘이미 내가 너를 먼저 부르고 있었다.’라고 내게 응답하셨네.’입니다. 이렇게 볼 때, 아마 실현 가능성은 적겠지만, 제가 생각할 때, 추후 성가책이 바뀔 때 이 성가의 가사는 이렇게 바뀌면 더 좋겠습니다. - ‘주님께서 부르시던 날, 저는 주님께 응답하였나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래야만, 주님의 부르심이 먼저 있고, 그 부르심에 우리의 응답이 따라야 함을 우리가 올바로 이해하며 이를 제대로 드러낼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오늘 부활 제4주일은 거룩한 부르심을 생각하는 ‘성소 주일’, 일명, ‘착한 목자 주일’입니다. ‘나에 대한 주님의 부르심’을 다시금 생각하는 오늘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요? 다양한 생각들이 가능하겠으나, 이런 생각을 해 보심을 어떻겠습니까? 내가 내 마음대로 이웃이나 주님을 부르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달리 표현한다면, 내가 함부로 이웃이나 주님을 판단하지 말아야 하고, 오히려 나로서는 주님의 ‘부르심’에 대한 나의 ‘응답’의 삶이 중요하며, 이 삶이 지속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 가정, 그리고 우리 본당 공동체에 대해서 볼 때에도, 궁극적으로는 주님께서 주인으로서 이끌고 계시고, 우리는 그분의 뜻을 헤아리는 가운데 그분의 부르심에 올바로 응답하며 살아야 함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실상, 주님께서 주인이시고 우리 각자는 그분의 종 일진데, 마치 내가 주인 행세 하면서 살아서는 안 되겠지요. 우리가 볼 때, 우리 주변이나 공동체 안에서, 마치 내가 ‘주인 행세’를 하는 잘못된 모습이 없다고 말하기는 힘 드리라고 봅니다. 


 

다른 한편, 오늘 ‘성소 주일’을 맞아 생각해 봅니다. 우리 각자는 우리의 생명조차 내가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생명은 선물로서 거저 받게 된 귀한 삶입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성소, 즉 거룩한 부르심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로서 묵상해야 할 내용은, 나를 선택하시고 나를 부르시는 주님께서 나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실까? 이 점을 놓치지 않고 생각하며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거룩한 부르심에 의해 이 세상에 탄생하시고 주님의 부르심을 계속 받고 계신 여러분,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아름다운 우리의 삶이 지속되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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