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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부활 대축일 낮 미사 강론 – 달려가 보고 믿음 
 

주임신부   2019. 4. 17, 범일성당


 

오늘 복음에서는, ‘달려간다.’는 표현이 세 번 나옵니다. 이른 아침에 가장 먼저 빈 무덤을 확인한 마리아 막달레나는 이 놀라운 사건을 전하기 위해 주님의 제자들에게 달려갔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제자들은 무덤을 향해 달렸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는 더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본다.’는 표현은 네 번 나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무덤에 가서 돌이 치워져 있음을 보았습니다. 베드로와 함께 간 다른 제자는 몸을 굽혀 무덤 안에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고, 베드로도 무덤으로 들어가 이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두 제자는 보고 믿었습니다. 


 

이렇게, 복음 속에 등장하는 세 명의 인물들 모두는 ‘달려갔고’, ‘보았고’, 그럼으로써 결국 ‘믿게’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우리가 믿기 위해서는, 남들이 아닌 본인이 달려가야 하고, 자신의 눈을 감지 않고 똑바로 보아야 함을 묵상하게 됩니다.


 

달려가서 보고 믿었던 이들에게는 장엄한 부활의 은혜가 내려집니다. 의혹으로 가득 찼던 제자들의 얼굴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충만한 기쁨이 솟아올랐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기쁨에, 제자들은 또 다시금 달리기 시작합니다. 이 ‘꿈같은 소식’을 조금이라도 빨리 다른 이들에게 전하려고 힘차게 달립니다. 예수님의 죽음 이후, 삶이 온통 회색빛으로 변한 사람들과 눈물과 한숨 속에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이 ‘사실’을 전하기 위해, 부활을 ‘보고서 믿게 된’ 그들은 있는 힘을 다해 달리고 또 달립니다. 


 

이러한 제자들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저 자신을 돌아봅니다. ‘나는 주님을 만나기 위해 달려가고 있는가?’, ‘나는 내 눈을 똑바로 뜨고서 주님을 바라보는가?’ 


 

어쩌면,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달리려 하지 않고, 그냥 눈을 감고서 자기 안에만 갇혀 사는 것이 더 편하다고 여기는 듯합니다. 예수님께서 체포되실 때, 끌려가셔서 갖은 모욕을 당하실 때, 골고타 산을 오르실 때, 그리고 마침내 십자가 위에 높이 매달리실 때, 한때는 죽고 못 살겠다던 제자들이나 추종자들은 어떻게 행동했습니까? 혹시라도 자신에게 미칠 후환이 두려워 멀찌감치 피해 있었고 ‘나는 그 사람을 모른다!’고 부정했습니다. 그도 아니라면, ‘일단, 나부터 살고 보자.’며 저 멀리 도망쳤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도 나오는 마리아 막달레나는 겁이 없었습니다. 병사들이 가까이 다가서지 말라고 위협을 해도 막무가내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예수님께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분을 좀 더 바라 볼 수 있을까?, 그렇게 그녀는 안간힘을 쓰며 주님께 다가가려 했고 그분을 보려고 애썼습니다. 


 

오늘을 맞으며, 우리도 마리아 막달레나의 자세를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녀와 주님의 제자들이 그리했듯, 우리도 주님을 만나기 위해 더 달려가고, 그분을 뵙기 위해 눈을 더 크게 뜨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범일성당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 모두 주님을 향해 달려봅시다. 우리 모두 주님을 향해 눈을 들어봅시다. 그럼으로써, 우리도 벅찬 감동으로써 이렇게 노래해 봅시다. “알렐루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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