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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4 07:30

[강론] 연중 제30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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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0주일(가해) 강론 - ‘사람’과 ‘사랑’
 

주임신부   2020. 10. 25 범일성당


 

‘사랑’이라는 글자와 ‘사람’이라는 글자는 보기에 그리고 발음도 비슷합니다. 단지 ‘ㅇ’와 ‘ㅁ’이 다를 뿐입니다. 둥글둥글하고 원만한 ‘ㅇ’은 사랑답습니다. 반면, 모가 나 있는 ‘ㅁ’은 그 때문에 사람이 살아가면서 상처를 입고 고통을 겪을 수 있음을 말하는 듯해서 사람답습니다. 사람이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다 보면, 모가 난 ‘ㅁ’이 깎이고 갈려서 ‘ㅇ’이 되고, 그래서 ‘사람’은 ‘사랑’으로 가까이 가게 되지 않나 여겨집니다. 다른 한편 생각해 보면, ‘사람’이란 말을 축약해 보니 ‘삶’이 됩니다. 따라서 ‘사랑’과 ‘사람’과 ‘삶’은 서로 무관하지 않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있어서 사랑이라는 것은 참으로 본질적인 요소가 아닌가 여겨집니다.


 

지금으로부터 만 32년 8개월 19일 전, 제가 사제서품을 받으며 택한 저의 좌우명(모토)은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1코린 13,2)였습니다. 그런데 이 중요한 사랑의 삶은 한 순간에 저에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살아가며 계속 노력해야만 조금씩 조금씩 그 사랑이 비로소 그리고 온전히 저의 것이 될 것입니다.


 

신앙인으로서, 오늘 복음에서도 듣게 되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하려 노력 중인 우리 모두는 ‘사람’이기에, 아직도 모가 나 있는 부분들이 있고 그래서 이리 저리 상처와 고통, 그리고 부족함 속에 머물게 됩니다. 우리 각 가정도 그러하고 우리 본당의 모습도 그러합니다. ‘사람’들이 함께 하기에, 어쩌면 당연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럼에도, 이 당연한 모습들 안에서 우리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처럼, ‘사람’으로 살아가다 보면, 모가 나 있는 ‘ㅁ’이 깎이고 갈려서 ‘ㅇ’이 될 것이고, 그래서 결국 우리 ‘사람’은 ‘사랑’으로 향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실천을 위해 노력 중이신 여러분, 희망을 지니고 ‘사랑’을 향해 나아가 봅시다.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이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말고 ‘사랑’이 온전히 우리 각자의 것이 될 때까지 나아가 봅시다. 분명히,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부족함 가운데서도 ‘사랑의 삶’을 추구하고 있음을 잘 아시고 우리를 격려해 주실 것입니다.


 

‘삶’을 살아가는 ‘사람’인 우리가 언젠가 하느님처럼 ‘사랑’ 자체가 될 수 있길 바라며, 주어진 지금 이 자리에서 노력 중이신 여러분 각자와 우리 본당 공동체에 주님 축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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