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가톨릭부산 2016.11.16 10:12 조회 수 : 165

호수 2409호 2016.11.20 
글쓴이 이균태 신부 

그리움

이균태 신부 / 해양사목 lee2kt@gmail.com

눈물이 마를 새 없었던 너의 그 선한 눈동자가
퀭한 눈 속에 비쳤던 너의 그 따스한 손이
서슬 퍼렇게 독이 오른 여우에게 당당했던 너의 그 배짱이
채찍 들고 판을 엎어버리던 너의 그 뜨거움이 그립다.
허탈함과 분노로 오장육부가 쥐어흔들리는 나날이 계속되고
불안과 안쓰러움이 교차되는
어둠의 터널 속에 갇힌 시간이 늘수록
“아빠”를 찾으며 뜬눈으로 하얀 밤을 보내 놓고도,
새벽별 하나에 빙긋이 미소 보내며,
“자, 일어나 가자”너의 말 한마디가 참으로 그립다

수많은 군중들의 환호와 박수,
국내외 유명인사들의 축전으로 가득 찬 화려한 대관식 대신에,
로마 군사들의 조롱과 채찍질,
뻐꾸기들의 거짓에 놀아나고,
사기 당한 어리석은 백성들의 야유로 가득 찼던
가시관의 대관식
온갖 보석으로 치장한 왕좌가 아니라,
십자가라는 왕좌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너
그러나 그 마지막 순간조차도 너는
“이제 다 이루었다”했었지.
너를 죽이면, 백의 너가 다시 나고,
백의 너를 죽이면, 천의 너가 다시 난다는
이 부활을 믿고, 희망하며
너는 그렇게 아빠 품에 너를 맡겼었지.
그런 네가 몸서리치게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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