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석이의 꿈

가톨릭부산 2020.12.09 13:26 조회 수 : 24

호수 2627호 2020.12.13 
글쓴이 사회사목국 
지석이의 꿈

 
사회사목국(051-516-0815)

 
   지석이(가명, 남, 12세)는 잘 웃지 않습니다. 지석이가 활짝 웃을 때는 태권도를 배울 때입니다. 태권도장에서는 모자를 벗지 않아도 되니까요.
 
   지석이는 친할머니,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지석이가 태어난 지 몇 달 안 되어 어머니는 집을 나가버렸고, 그 무렵 아버지는 사업 실패로 많은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늦은 밤까지 일하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지석이는 할머니의 손에 키워졌습니다.
 
   7살이 되던 어느 날, 지석이는 엄마를 찾았습니다. 무슨 힘든 일이 있었는지 엄마가 몹시 그리웠던 모양입니다. 그 순간 당황한 할머니는 가출했다고 차마 말할 수 없어, “많이 아파서 하늘나라로 갔어.”라고 둘러대었습니다.
 
   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는 손자의 옆 머리카락이 동전 크기만큼 빠진 것을 보고 놀다가 다쳐서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부위가 점점 넓어졌습니다. 놀란 마음에 손자를 데리고 병원에 간 할머니는 ‘소아원형탈모’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에 절망하였습니다. 극심한 불안과 스트레스가 원인이었습니다.
 
   “엄마처럼 아빠, 할머니도 내 곁을 떠날까 봐 너무 무서워요.” 어린 지석이가 의사 선생님과 상담 중에 했던 말입니다. 마음 다칠까 염려해서 했던 그 한마디가 아이를 이토록 힘들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
 
   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지석이는 머리카락이 다 빠져 모자가 없으면 야외활동을 하기 힘듭니다. 철없는 친구들로부터 ‘대머리’, ‘외계인’이라고 놀림 받으며 외롭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위환경 때문인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증상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할머니는 이 모든 게 본인 탓인 것 같아 괴롭습니다. 새 학년이 시작되면 담임 선생님에게 손자의 상태를 설명하고 놀림 받지 않도록 부탁하는 것이 연례행사입니다.
 
   치료를 제때 받게 하고 가발도 사주고 싶지만, 매달 수십만 원이 넘는 치료비는 큰 부담이 됩니다. 일용직을 하는 아버지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일거리가 거의 없어 치료비 마련을 위해 식비와 생활비마저 줄여야 하는 현실 앞에서 좌절합니다. 그나마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지석이가 아직 어리기에 꾸준한 치료를 받는다면,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태권도장을 다녀온 지석이는 “나 머리카락만 자라면 어디서든 신나게 놀 수 있을 것 같아!”라며 해맑게 웃습니다.
 
   교우님들의 따스한 사랑이 지석이와 그 가정에 희망의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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