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천사에게

가톨릭부산 2025.03.12 11:09 조회 수 : 6

호수 2861호 2025. 3. 16. 
글쓴이 사회사목국 
이웃집 천사에게

 
사회사목국(051-516-0815)
 
   고통을 연이어 겪으면 몸과 마음이 슬픔에 잠겨 스스로 그곳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왜’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이런 상황에 있는 이웃을 소개합니다. 사업 실패와 화재, 상실을 연속으로 맞닥뜨리며 바닥 모를 슬픔에 잠긴 가족입니다.
 
   “일하다가 집에 불이 났다는 전화를 받았어요.” 중장비 기사로서 성당 공사 봉사도 했던 성진 씨(47세)가 일하면서 다쳐 깁스한 손을 만지며 말합니다. 그러고는 말을 잇지 못합니다. 대출로 마련해 여섯 식구가 오순도순 지내던 집은 하루아침에 재로 변했습니다. 난방비를 줄이려고 나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드는 보일러를 쓴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다행히 가족은 대피했지만, 폐허가 된 집터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날의 아픔을 고스란히 드러낸 채 방치돼 있습니다. 
 
   “화재 뒤처리에만 500만 원이 들더라고요.” 성진 씨가 침묵을 깨고 메마른 목소리로 말을 이어갑니다. 사업 실패와 주택 마련으로 생긴 부채가 4억여 원인 상황에서 집을 다시 살만한 곳으로 만들 엄두는 내지 못했습니다.
 
   가족의 슬픔은 점점 더 깊어졌습니다. 작년 12월에 선천성 근육병과 척추 옆굽음증, 소아 당뇨, 성장 불균형 등의 질병으로 지체 장애 등급을 받았던 중학생 큰딸이 하늘로 떠난 것입니다.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고통에도 부부는 남은 자녀들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성진 씨는 일거리를 찾아 나섰지만 건설 경기 위축으로 일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아내는 허리디스크 수술로 집안일이 어렵지만 정성껏 자녀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누나와 언니를 잃고도 부모님께 어리광을 부리지 않는,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들입니다. 
 
   특히 큰아들은 집안에 도움이 되고자 타지의 취업이 잘 되는 고등학교로 진학했습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지만, 의무적으로 귀가해야 하는 기간이 있어 교통비가 듭니다. 생활비도 필요합니다. 아들이 가계에 힘이 되고자 택한 길이건만 소요 비용은 성진 씨 부부에게 말 못 할 짐이 되고 있습니다.
 
   주님은 보이지 않지만 때로는 그분을 닮은 이들을 통해 함께해 주신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들은 ‘왜’라는 물음에 갇혀 있을 때 ‘어떻게’라는 답을 같이 찾아주는 사람들입니다. 곁에 있는 순간에는 깨닫지 못할지라도 시간이 흘러 돌이켜 보면 그들은 주님께서 보내주신 천사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선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살아온 성진 씨 가족에게 천사가 되어주시길 청해봅니다. 이들이 깊은 슬픔에서 벗어나도록 날개를 나눠 주시기를 두 손 모아 바라 봅니다.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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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101-2017-02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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