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66호 2025. 4. 20. 
글쓴이 사회사목국 
우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신 분께로

 
사회사목국(051-516-0815)
 
   아기처럼 말이 통하지 않는 존재가 아플 때 쓴 약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먹기 싫다며 우는 모습을 보는 게 마음 아파도 아기가 건강하려면 약을 먹여야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살면서 겪는 고통도 주님께서 주시는 쓴 약인지도 모릅니다. 그분께로 더 가까이 다가가 영혼을 건강하게 하는 데 필요한 약이요.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데레사 씨(가명, 58세)는 유아세례를 받았습니다. 비록 성장하고 결혼하면서 가족을 돌보고 시어머니를 간병하는 일상에 집중하느라 성당과는 멀어졌지만, 그녀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사실은 변함없습니다. 
 
   “치매가 있는 시어머니 간병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아이들이 훌쩍 자라 있더라고요. 아이들을 여느 집처럼 살뜰하게 돌보진 못한 것 같아 미안하죠.” 희소병인 시신경척수염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얼굴과 몸이 부은 데레사 씨가 말합니다. 수십 년간 가족을 돌보다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해 병을 얻었는데도 오히려 자녀에게 더 주지 못한 데에 아파하는 그녀에게서 예수님이 겹쳐 보입니다.
 
   시신경척수염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시신경과 척수에 염증이 생겨 급성 시각 장애, 근력 약화, 감각 이상, 보행 장애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합니다. 이 병 때문에 그녀는 작년 가을 욕실에서 정신을 잃었습니다. 쓰러지면서 몸이 온수 수도꼭지를 건드렸고 뜨거운 물이 다리에 30분이나 쏟아졌습니다. 그 자리의 살은 떨어져 나갔고 깊은 화상을 입었습니다. 피부 이식 수술을 세 번이나 받았지만 치료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치료제 부작용 때문에 위의 80%를 잘랐어요.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어야 하죠. 체온이나 대소변 조절도 안 돼서 정신을 잃을까 봐 대중교통을 못 타요.”라고 작게 말하는 데레사 씨. 병세 때문에 발음이 어눌합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병원비에 더해 교통비도 많이 소요됩니다.
 
   고통은 겹겹이 쌓여갔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도박 빚과 외도로 가족에게 짐과 상처를 남겼습니다. 데레사 씨는 부채를 갚느라 허덕이다 결국 그와 남이 되었습니다. 자녀들도 아버지의 빚을 갚느라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전세 사기까지 당한 그녀는 삶을 포기하려다가 자녀들을 생각하며 겨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영육이 지친 데레사 씨는 성당을 찾았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그분을 잊고 사는 순간에도 우리 곁에 계시며 때로는 고통을 통해 가까이 부르십니다. 오랜만에 성당을 찾은 그녀는 위로받았고 이렇게 지면으로 여러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자매가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 영육을 치유하도록 도와주시길 청하며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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