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틸 수 있는 힘

가톨릭부산 2022.06.08 10:18 조회 수 : 22

호수 2709호 2022. 6. 12 
글쓴이 사회사목국 
버틸 수 있는 힘
 

 
사회사목국(051-516-0815)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배만 탔던 노아 씨(만 70세, 가명)는 지금 힘겹게 병마와 싸우고 있습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노아 씨는 어머니와 형제들과 살면서도 늘 아버지를 그리워했습니다. 아버지의 빈자리는 결혼 후 아내가 채워주었고, 야심 차게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지만, 사업이 실패하자 평생을 함께할 줄 알았던 아내는 그의 곁을 떠나버렸습니다.
 
   깊은 절망에 빠진 그는 살길을 찾고자 고향인 광주를 떠나 부산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새 삶을 시작하고자 했던 그는 갑판장 일을 하게 되었고 자신과 같은 아픔을 지닌 안나(만 64세, 가명) 씨를 만나 재혼하였습니다. 25년 전의 일입니다. 어릴 적부터 신자였던 노아 씨와 재혼 후 세례를 받아 신앙을 가지게 된 안나 씨는 보증금 없는 집을 찾느라 일곱 번이나 이사할 만큼 형편이 어려웠지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더 나은 수입을 위해 50대에 해기사 시험에 도전했고, 마침내 합격한 노아 씨는 항해사가 되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조금은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가족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 배 타는 일을 그만둘 수 없었던 노아 씨는 2020년 초, 항해 도중 안타깝게도 불의의 사고로 왼쪽 눈이 실명에 이르렀고, 기관실에서의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왼쪽 귀마저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직업 특성상 입항할 때까지 방치될 수밖에 없었고, 입항 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생계를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다시 배에 올라야 했던 노아 씨는 대만으로 배를 운반하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청결하지 못한 환경 탓인지 자고 일어난 그는 온몸이 참을 수 없이 가려웠습니다. 귀국하여 병원 진료를 본 결과 천포창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천포창은 수포가 생겨 부풀어 오르다 터지면서 검게 문드러지는 희귀성 피부병입니다. 입원한 그에게 담당 의사는 상황이 좋지 않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홀로 남겨둘 수 없어 포기하지 않았고, 아내도 새벽미사와 병간호가 일상일 만큼 남편을 살리기 위해 애썼습니다.
 
   노아 씨는 그동안 모아왔던 돈을 병원비에 전부 지출했고, 2021년부터는 안나 씨가 대리로 약만 처방받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재검사와 치료를 위해 입원을 권했지만, 고액의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연고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배 위에서 치열하게 살아왔던 노아 씨가 죽을 고비를 넘기며 현재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안나 씨와 본당 교우들의 극진한 기도 덕분입니다. 노아 씨가 제대로 치료를 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교우님들의 기도와 사랑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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