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문을 열고

가톨릭부산 2022.05.04 11:53 조회 수 : 20

호수 2704호 2022. 5. 8 
글쓴이 사회사목국 
마음의 문을 열고
 
사회사목국(051-516-0815)


 
  보나(가명, 만 51세) 씨는 가끔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4명의 가족이 화목했던 시절이 언제였나 가물가물하지만, 빚보증을 잘못 서서 한순간에 파산하게 되었던 27년 전의 일은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의 추억이 가득했던 집은 경매에 넘어갔고, 뿔뿔이 흩어진 가족은 서로를 그리워할 새도 없이 부채를 갚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습니다.
 
   채권자의 지속적인 빚 독촉과 괴롭힘으로 인해 보나 씨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습니다. 증세는 점점 심해져 마침내 환시와 환청을 겪게 되었습니다. 2009년 폐암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마음의 문을 닫아걸고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갔습니다. 우울증과 대인기피증뿐만 아니라, 고지혈증과 빈혈 증세로 절망에 빠져있었던 보나 씨에게는 아버지와 남동생이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부채를 갚기 위해 6개월 앞둔 대학교 졸업을 포기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해왔었던 남동생은 늘 누나의 편이었고, 보나 씨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려고 노력을 아끼지 않은 든든한 지원군이었습니다.
 
   2016년 어느 날, 보나 씨는 답답한 마음에 창문을 열었고 창밖에 보이는 성당의 따뜻한 불빛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무언가에 끌려 성당을 찾아가게 되었고, 그녀를 따뜻하게 맞이해준 교우들로 인해 세례를 받고 주님께 의지하며 살아갈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녀는 세상 밖으로 큰 한 걸음을 내디딘 것입니다.
 
   미사 외에는 외출을 거의 하지 않던 보나 씨의 집을 방문하게 된 본당 빈첸시오 회원들은 짐과 쓰레기가 방치된 열악한 환경을 확인했고, 집을 깨끗하게 치워주었습니다. 본당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으로 그녀는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었습니다.
 
   보나 씨가 의지했던 남동생은 3년 전 어지럼증과 출혈이 멈추지 않아 병원에 가게 되었는데, 재생불량성빈혈이라는 병명을 진단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하지 않으면 살아갈 방도가 막막하여 진통제로 버텨야만 했습니다. 고액의 치료비 부담도 컸습니다. 설상가상으로 3개월 전에는 대장암 2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회복기도 없이 원주에서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임금체불로 누나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에서 나오는 적은 생계비마저 동생의 치료비에 보태느라 보나 씨는 식사와 건강을 챙길 여력이 없습니다. 허리디스크와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그녀는 최근에 건강이 더 악화되었지만, 병원에 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동생의 치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온 보나 씨가 다시 힘을 얻고 용기를 내어 아버지와 남동생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교우님들의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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