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이유

가톨릭부산 2022.03.30 11:07 조회 수 : 31

호수 2699호 2022. 4. 3 
글쓴이 사회사목국 
살아갈 이유
 
사회사목국(051-516-0815)


 
   30년 전, 레오(66세, 가명) 씨는 고향 청도를 떠나 부산으로 왔습니다. 보증을 잘못 서서 파산한 부모님께 보탬이 되고자 신발공장에 취직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부모님께 생활비를 보내드릴 수 있어 기뻤지만, 자리를 잡아갈 무렵 야속하게도 IMF 외환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실직 후 깊은 절망에 빠진 레오 씨를 안타깝게 여긴 친구가 기분전환 겸 캄보디아 여행을 제안했고, 그곳에서 아내 로사(41세, 가명) 씨를 만났습니다. 몇 번의 왕래 후 캄보디아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을 이루어 딸 안나(15세, 가명)와 아들 비오(13세, 가명)를 낳아 기르며 희망찬 미래를 꿈꾸었습니다. 이제 그에게 가족은 살아갈 이유입니다.
 
   특별한 기술이 없었던 레오 씨는 가장으로서 가족을 잘 돌보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여 마침내 보일러 회사에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8년간 환풍구도 없는 지하에서의 근무로 인해 건강했던 그는 어느 날부터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찼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힘들어도 참았습니다. 3년을 참아오다 폐의 극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에 간 레오 씨는 점점 폐가 굳어가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평생 약을 복용해야만 합니다.
 
   숨 쉴 때마다 느껴지는 통증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레오 씨를 대신하여 집에서 자녀들을 돌보던 아내가 일을 시작했습니다. 어렵게 일자리를 구했지만 적은 소득으로 월세와 생계비, 의료비를 감당하면서 4인 가족이 생활하기에는 빠듯했습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해고될 위기를 겪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계속 일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집안 사정을 잘 아는 본당 교우가 사장의 딸이었기 때문입니다.
 
   11평 남짓한 집, 아이들의 좁은 방에는 레오 씨가 직접 만든 철제 2층 침대가 있습니다. 아빠로서 아이들을 잘 먹이고 입히고 학원에도 보내고 싶지만, 그마저도 형편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늘 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뿐 아니라 성당도 열심히 다니고 있어 레오 씨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든든하고 힘이 납니다.
   최근 들어 폐에 작은 종양이 떠다니는 고립성 폐결절이라는 진단을 받을 정도로 레오 씨의 상태가 악화되어 수술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건강보다 앞으로의 정밀검사비와 수술비가 가족에게 큰 부담이 될까 걱정입니다.
 
   레오 씨에게는 가족밖에 없습니다. 투병 생활로 힘겹지만, 가족의 지극한 사랑과 본당의 꾸준한 관심은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합니다. 가장으로서 무거운 짐을 진 레오 씨가 건강을 되찾고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교우님들의 기도와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신협 131-016-582122
부산은행 101-2017-0218-01
예금주 : 천주교부산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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