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만을 생각하며
사회사목국(051-516-0815)
캄피(가명, 만 41세) 씨는 중환자실에 누워 있습니다. 의식이 희미한 상태에서도 그는 가족만을 떠올리고 있을 것입니다.
캄피 씨는 몸이 불편한 아버지, 소작농으로 어렵게 살아가는 누나, 학교에 다니는 두 명의 조카를 태국에 남겨두고 홀로 낯선 한국에 왔습니다. 생계를 도맡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지니고 온 지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실은 가혹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했고,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가족에게 보냈습니다. 가족은 캄피 씨 덕분에 비료를 사고, 대출 이자를 갚고, 학비를 낼 수 있었습니다.
고된 생활이었지만, 전화기 너머 사랑하는 가족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가족의 응원으로 그는 더욱더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캄피 씨 가족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작년 11월 어느 날, 캄피 씨는 일하던 도중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왔습니다. 갑작스러운 통증에도 참고 일하려 했으나 결국 견디다 못해 병원을 가게 되었습니다. 정밀검사를 통해 결핵성 뇌염, 뇌수막염, 뇌경색, 수두증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라 응급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수술 후 두 달가량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는데, 1월이 되어서야 간단한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만큼 호전되었습니다.
캄피 씨의 소식을 듣고 아버지와 누나는 억장이 무너졌지만, 한국으로 올 수 없는 상황입니다. 캄피 씨는 현재 미등록 체류 상태로 수술비와 입원비, 치료비뿐 아니라 고액의 본국 송환비 마저 부담해야 하지만 도움을 받을 곳이 전혀 없습니다. 수천만 원이 넘는 병원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그의 가족은 백방으로 수소문하며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보았으나, 턱없이 부족하기만 해 안타까운 마음만 가득합니다.
오로지 가족만을 생각하며 힘겨운 타국 생활을 묵묵히 버텨왔던 캄피 씨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가족을 부양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왔지만, 한국에서의 삶은 그의 간절한 꿈을 이루어줄 수 없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고 싶었던 캄피 씨는 자신의 건강을 돌볼 여력도 없이 쉬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홀로 병마와 싸우고 있는 캄피 씨가 건강을 회복하여 고국에 있는 그리운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교우님들의 많은 기도와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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