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놓지 않도록

가톨릭부산 2015.10.07 01:39 조회 수 : 11

호수 1990호 2009.04.26 
글쓴이 사회사목국 

많은 생명들이 파릇파릇 살아나는 봄. 사순 시기를 지내고 부활의 기쁨에 젖어있는 우리 곁에 부활은커녕 삶을 스스로 놓아버리려 했던 자매가 있습니다. 재란 (가명, 58세)씨는 84세의 어머니와 살아가는 미혼 여성으로, 이 모녀 모두는 평생 당뇨와 고혈압 때문에 고통 받아 왔습니다. 정상적인 일이 불가능해 수급자로 선정되었지만 50만원의 수급료도 생계를 이어갈 능력이 없는 남동생과 함께 써야 했기에 늘 빠듯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또한 그녀의 여동생 역시 집안사정이 좋지 않아 서로 교류도 하지 못한 채 여러 해를 살아왔습니다.

어렵게 살아가던 그녀는 2009년 1월 갑자기 가슴 부분에 이상한 통증을 느꼈고, 점점 그 통증이 심해져 큰 병에 걸렸음을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병원에 가지 않았습니다. 내내 병으로 고통 받았기에 삶을 붙잡을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2월 말까지 병을 키우다 가슴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고 피가 나 딱지가 앉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성당 자매님에 의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명은 암세포의 전이가 매우 빠른 염증성 유방암이었습니다.

그녀는 수술비와 간병에 대한 걱정 때문에 또 한 번 망설였습니다. 그리고 치료하기 어려운 희귀암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삶이 너무나 원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혼자 남으실 어머니와 남동생에 대한 염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어머니는 가슴이 다 곪아 터지도록 병원에 가지 않는 딸을 보며 매일 눈물만 흘리셨습니다. 결국 그녀는 본당 사회복지분과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상황은 좋지 않았습니다. 상당부분 전이된 상태였고 양 유방의 형태를 잃어야만 했습니다. 또 피부이식을 받아야 할 정도로 피부를 많이 손실해야만 했습니다.

아직도 그녀가 넘어야할 산이 아직도 많습니다. 금전문제 때문에 받지 못한 피부이식술을 빨리 받아야 하고, 상처가 아물면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재란 씨는 다시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큰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그녀를 힘들게 합니다. 동생들은 이런 그녀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녀가 삶을 붙잡을 수 있도록 그녀의 또 다른 형제, 자매가 되어주십시오. 여러분의 따뜻한 나눔 부탁드립니다.


4월 12일자에 소개되었던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사연을 보고 110여명의 후원자께서 850 여 만원의 후원금을 보내주셨습니다. 후원금은 노동사목의 지도신부 이창신(이냐시오)신부님께 전달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쓰일 것입니다.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또 하나의 이웃인 그들에게 따뜻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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