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걸음에서 가벼운 걸음으로

가톨릭부산 2023.12.13 14:48 조회 수 : 23 추천:1

호수 2788호 2023. 12. 17 
글쓴이 사회사목국 

무거운 걸음에서 가벼운 걸음으로

 


사회사목국(051-516-0815)
 
 
   모니카(77세, 가명) 씨는 평생 쉬지 않고 일만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몸이 따라주지 않아 일을 계속하기 힘듭니다. 편히 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여전히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라 마음이 무척 고됩니다.
   
   7남매 가운데 맏딸로 태어난 모니카 씨는 남동생들의 학비 마련을 위해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대신 공장에서 일해야 했습니다. 결혼 후에도 맞벌이를 해야 가족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 일을 그만둘 수 없었고, 안타깝게도 남편이 구강암에 걸려 투병 생활을 하게 되면서 병원비로 그동안 모은 돈뿐만 아니라 부채까지 떠안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애썼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하늘 나라로 보낸 모니카 씨에게 남은 가족은 아들뿐입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아들은 재활병원에서 사회적응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빚을 지게 되어 경제적으로 더욱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사채로 빌린 돈은 높은 이율로 금세 수천만 원으로 불어났고, 이조차도 병원 의료진이 우연히 아들의 빚 독촉 전화 통화를 듣게 되면서 알려졌습니다.
 
   두 동생 덕분에 어렵사리 사채는 갚았지만, 동생들에게 갚아야 할 빚은 여전히 남은 상황입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들의 행동에 엄마는 늘 노심초사합니다. 여든에 가까운 나이와 퇴행성 무릎관절염 때문에 일할 곳이 거의 없고, 그나마 일하던 직장도 계약이 만료되어 돈벌이 없이 지내야 합니다.
 
   얼마 전 모니카 씨는 병원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하도록 권유받았습니다. 당장이라도 수술을 받아 활동하고 일도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당장 식비와 생활비도 부족하기에 수술은 엄두조차 못 냅니다. 그녀는 한 푼이라도 더 벌어서 언젠가는 세상에 홀로 남겨져야 할 아들에게 도움이 되어주려고 오늘도 일자리를 찾아 무거운 발걸음을 겨우 옮기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을 쉴 새 없이 달려오느라 무릎의 뼈가 거의 다 닳을 만큼 자신을 돌보지 못했고, 그 결과 모니카 씨는 통증이 심해 계단도 잘 오르내리지 못할 만큼 건강이 많이 나빠져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 거주하는 집은 방한이 잘되지 않고 난방비용도 많이 나와 보일러도 틀지 못한 채 겨울을 지내고 있습니다.
 
   다른 이들을 돌보려고 평생을 고생하며 살아온 모니카 씨에게도 돌봄이 필요합니다. 그녀는 하느님 말고는 의지하고 마음을 기댈 곳이 없습니다. 오늘도 무거운 걸음으로 성전에서 하느님께 자비를 청하며 기도하는 그녀가 가벼운 걸음으로 남은 나날을 살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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