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55세, 가명) 씨는 투병 중인 남편과 딸을 두고 이른 아침부터 몸을 분주히 움직입니다. 30년 전 남편 베드로(62세, 가명) 씨가 사고로 크게 다쳐 일하지 못하게 되면서 청소일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홀로 책임져야 했기 때문입니다. 고된 일상이지만 앞으로도 그녀는 가족을 위해 더 오래 일하고 싶다며 가족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젊은 시절의 베드로 씨는 결혼과 동시에 더 나은 소득을 위해 사무직을 관두고 기술직에 종사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낙상 사고로 인해 전신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몸이 성한 데가 없는 그에게 어느 순간 당뇨마저 찾아와 큰 절망에 빠지기도 했지만, 가족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순간만큼은 통증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어 신앙의 힘으로 아픔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첫째인 아녜스(24세, 가명)가 꼬리뼈에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털썩 주저앉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습니다. 검사를 통해 골반과 다리뼈에 피가 통하지 않아 조직 대부분이 괴사했고 인공관절을 삽입해야 하는 상황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꾸준한 치료와 더불어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경제 상황이 여의찮고 딸을 잘 챙기지 못한 것 같은 자책감에 베드로 씨와 안나 씨는 무척 괴로웠습니다.
친척들과 지인들에게 빌린 돈으로 다행히 수술을 마친 아녜스는 현재 입원 중입니다. 그녀는 극심한 통증뿐 아니라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익숙지 않은 환경에서 잠을 청하지 못합니다. 어려움 중에서도 가족은 똘똘 뭉쳐 서로를 아끼고 의지해 왔기에 얼른 퇴원해서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앞으로 아녜스가 몇 차례의 수술을 받아야 하기에 계속해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혹여나 아픈 가족을 걱정시킬까 안나 씨는 부족한 생활비와 쌓여가는 빚으로 인해 힘들어도 힘든 티 하나 내지 않고 묵묵히 남편과 딸을 보살피고 있습니다. 둘째인 안드레아(22세, 가명)는 부모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취업이 잘 되는 학과에 진학해 얼마 전 현장실습도 병행하면서 장차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베드로 씨 가족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가족이 함께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편안하다고. 하느님께 의지하며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소중함과 존중을 잃지 않는 베드로 씨 가정을 위해 교우님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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