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호(63세, 가명) 씨는 나날이 병세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눈을 감고 기도해 봅니다. 아내와 오래오래 같이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설령 그럴 수 없더라도 아내가 나 없이 잘 살아가게 해 달라고.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세호 씨는 군 생활을 기점으로 부산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전역 후 가정을 이루었고, 걱정 없이 살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 IMF 여파로 부도가 나자 아내는 아이와 함께 그를 떠나버렸습니다. 떠나간 아내와 아이를 다시 만나기를 간절히 바라며 안 해본 일 없이 치열하게 살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20여 년이 흘러 있었습니다.
2016년, 세호 씨는 외국인인 현재의 아내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었습니다. 이듬해부터는 인력사무소 관리인으로 일하면서 안정적인 생활이 계속될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혈변과 복부 팽만이 너무 심해 검사를 받게 된 세호 씨는 대장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믿기지 않는 현실에 주저앉고 싶었지만, 아내를 생각하며 어떻게든 이겨내고자 결심했습니다. 수술 후에 이어진 투병 생활로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그에게는 병마와의 긴 싸움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간병을 위해 아내는 남편의 곁을 지켰습니다. 한국어를 못해 귀화에는 실패했지만, 생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일을 하면서 남편을 지극정성으로 돌보았습니다. 이런 아내의 모습에서 그는 사랑의 위대한 힘을 느꼈습니다.
2021년, 세호 씨는 또다시 수술대에 눕게 되었습니다. 대장암에서 전이된 직장암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안타깝게도 최근에 대장암이 재발하여 말기 암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현재 경구 항암제를 통해 치료받으며 경과를 관찰하는 중인데, 경과가 좋지 않으면 월 300만 원의 비급여 신약을 복용해야 하기에 난감한 상황입니다.
오랜 투병 생활로 인해 형편이 좋지 않아 기초생활 수급자로 선정된 세호 씨는 인근 복지관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복지관 담당자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힘겨운 상황이지만 희망을 간직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긴 시간 병고를 겪으며 많이 지칠 법도 한데 세호 씨는 자신이 아직 살아있음에,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있을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매일 기도합니다. 복지관뿐 아니라 도움을 주는 이웃의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그는 건강을 되찾고 싶습니다.
세호 씨의 간절한 기도가 이루어져 아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교우님들께서 격려와 응원을 담은 사랑을 나누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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