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삶

가톨릭부산 2020.07.08 10:59 조회 수 : 14

호수 2605호 2020.07.12 
글쓴이 사회사목국 
보통의 삶

 
사회사목국(051-516-0815)

 
   ‘보통 여자를 만나 보통 사랑을 하고, 보통 같은 집에서 보통 같은 아이와 보통만큼만 아프고, 보통만큼만 기쁘고, 행복할 때도 불행할 때도 보통처럼만 나 살고 싶었는데…’
 
   불편한 몸을 택시에 맡긴 채 병원으로 향하는 요한(가명, 56세) 씨와 이야기를 나누며 입가에 맴도는 노랫말입니다.
 
   욕심 없이 남들이 다 하는 보통의 삶을 바라며 매일 회사에 출근하던 20대의 그에게 유전이라는 이유로 찾아온 신장암과 합병증은 매주 3회 혈액투석이라는 평생의 멍에와 함께 삶의 터전을 회사가 아닌 병원으로 바꿔 버렸습니다.
 
   괜찮아질 거라는 희망으로 꾸준히 치료를 받았지만, 뇌종양과 갑상선 수술 후 혈액투석 횟수는 더 늘었고, 후유증으로 인하여 걷는 것마저 불편해 택시가 아니면 병원에 갈 수조차 없었습니다. 그동안 병원비로 모아 놓은 돈도 모두 소진한 상태여서 최대한 이동시간을 줄여보고자 병원 근처의 허름한 여관방 한 칸을 월세로 얻었습니다.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식사도 한 끼 정도로 제한하였습니다. 병원에 가는 것 말고는 결코 밖으로 나가지 않는 생활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2015년 지역 사회복지관에 의해 발견되었을 당시에 요한 씨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당연했습니다. 주거환경은 물론이거니와 음식물을 씹을 수 없을 정도로 치아 또한 마모되어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복지관과 사회사목국은 지속적인 관리와 사회적 관계망 서비스를 이용한 모금 등을 통해 임대아파트로 주거를 변경하고 치아 치료도 돕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임대아파트는 병원과 멀리 떨어져 있기에 대상자로 선정되었음에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치아 치료는 욕창으로 인해 진행할 수가 없었습니다.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것만이 최선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만 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갑작스레 호흡이 가빠지고 숨쉬기가 어려워진 요한 씨가 응급실에 실려 간 일이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의사로부터 폐에 혹이 생겼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은 요한 씨는 이대로 죽고 싶지 않다며 울먹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 없다는 걸 알아요. 형제들도 같은 병으로 모두 떠나고 저만 남았네요. 그래서인지 저처럼 혈액투석을 하는 환자들이 가족 같이 느껴져요. 보통 가족들이 함께 밥 먹듯, 치료 후 그들과 밥 한 끼라도 함께 먹고 싶어요. 그게 저의 가장 큰 바람이에요.”
 
   그가 내비친 ‘보통의 삶’. 그저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과 가족처럼 밥 한 끼 나누고 싶은 마음. 요한 씨가 그토록 바라던 ‘보통의 삶’을 이룰 수 있도록 따스한 사랑으로 함께 해 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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