Μάρτυς (마르튀스, 증거자)
김병진 바오로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 성서교육원장
순교자는 ‘자기가 믿는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을 의미합니다. 순교자를 가리키는 용어는 그리스어 μάρτυς(마르튀스)에서 유래합니다. ‘마르튀스’는 어원적으로 볼 때, 역사적 증거이든, 법률적 증거이든, 혹은 종교적 증거이든 간에 ‘증거자’를 의미합니다. 이 단어에는 ‘목숨을 바치다’ 혹은 ‘피를 흘리다’는 의미가 담겨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마르튀스가 순교자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은, 역사적인 변화의 과정은 차치하고서라도, 충성으로 자기의 생명을 바치는 ‘순교’가 바로 ‘증거’하는 행위의 결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마르튀스에 가장 어울리는 분입니다. 하느님께서 맡긴 사명을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충성을 다해 증거한 ‘순교자의 원형’이기 때문입니다.(이사 53,11; 요한 18,37; 묵시 1,5; 3,14 참조) 역사 안에서 수많은 이들이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순교로 하느님을 증거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세상 속에서 하느님을 증거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를 완전히 본받는 것이며, 그리스도의 증거와 구원 계획에 완전하게 참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피로써 신앙을 증거한 순교자들을 기억하며 우리 역시 삶 안에서 하느님을 증거하며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