σχ?ζω (스키조, 찢어지다)
김병진 바오로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 성서교육원장
마르코 복음은 예수님의 공생활의 시작과 끝을 묘사하는 중대한 사건에 σχ?ζω 동사를 사용합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고 물에서 올라오자 곧 하늘이 ‘찢어지며’(마르 1,10) 성령께서 예수에게 내려오시고 하늘에서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느님께서는 하늘을 찢고 오시어 세례를 받은 예수님이 당신의 영이 함께하는 사랑하는 아들이며, 그분이 바로 복음, 곧 ‘기쁜 소식’임을 드러내십니다. 그리고 예수의 죽음의 순간에 하느님께서는 직접 성전 휘장을 위에서 아래까지 두 갈래로 ‘찢으시어’(마르 15,38) 인간이 하느님의 현존에 다가가는 길을 열어 주십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헛되이 끝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 그분의 자비와 구원에 머물도록 이끕니다.
그리스도인의 세례는 예수님의 세례와 죽음을 기반으로 합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세례를 받은 우리 역시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하느님의 사랑에 머물게 된 것입니다. 이 얼마나 기쁜 순간인지요. 우리가 받은 세례의 순간을 다시금 떠올려 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