ΙΧΘΥΣ(익투스, 물고기)
김병진 바오로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 성서교육원장
성당이나 성지를 방문했을 때, 물고기 그림이나 그 안에 ΙΧΘΥΣ(익투스)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글자의 뜻은 ‘물고기’입니다. 단순하게 보면 물고기 그림에 맞는 글자를 적어 놓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리스도인에게 ‘익투스’라는 글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로마제국의 박해시대 때, 많은 초대 교회 신자들은 박해를 피해 지하 공동묘지인 카타콤바에 숨었습니다. 드러내놓고 신앙생활을 할 수 없었던 신자들은 이곳에서 자신들만 공유할 수 있는 상징을 통해 신앙을 표현하는 동시에 서로의 신분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때 사용된 상징이 물고기(ΙΧΘΥΣ)입니다. 이 단어의 철자 하나하나에는 아름다운 신앙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Ι는 예수(Ἰησοῦς), Χ는 그리스도(Χριστός), Θ는 하느님(Θεός), Υ는 아들(Υἱός), Σ는 구원자(Σωτήρ)로, 이 철자가 모여 ΙΧΘΥΣ라는 단어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예수님을 그리스도이며 하느님의 아들이요 구원자로 고백한 초대 교회 신자들의 신앙을 본받아 우리 역시 예수님께 희망을 두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