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619호 2020.1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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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미영 체칠리아 |
"타이페이에 눈이 온다면" - 꿈을 향해 나아가야 눈이 내릴 거라고
이미영 체칠리아
사람은 무언가 힘들어졌거나 숨고 싶을 때 찾기가 힘든 곳으로 사라진다. 사람이 사라질 때는 찾기를 바랄 것이다. 사라진 이를 찾고 있다면 그 사람은 존재하지만, 찾고 있지 않다면 그 사람의 존재는 잊히는 것이다.
목소리를 잃은 가수 메이(五月)는 팬 사인회를 앞두고 사라진다. 그녀가 기차에서 내린 곳은 작은 시골 마을 징통. 거기엔 눈이 오기를 기다리는 샤오모(小莫)가 있다.
겨울이 없는 타이페이에 눈이 올까? 눈이 온다면 그것은 어쩌면 희망이다. 할머니는 눈이 오면 엄마가 돌아올 거라고 했다. 그래서 샤오모는 그곳을 떠날 수가 없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그는 마을 사람들과 가족처럼 지내며 마을 일을 돌본다.
슬픔으로 힘든 메이에게 쉴 곳을 찾아주는 샤오모. 둘은 그렇게 만나고 눈이 오기를 기다린다.
가수가 목소리를 잃는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메이는 목소리를 잃고 힘들어한다. 그런 그녀가 샤오모가 있는 마을로 온다. 그의 도움을 받으며 목소리는 살아난다.
소원을 빌고 천등을 날리는 일. 자주 내리는 비로 소리를 잃는 세상. 달그랑거리며 죽통이 부딪히는 소리로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에게 고향의 온기를 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버리는’ 문화가 자리 잡는 요즘, 감독은 꿈을 잃지 말아야 다시 ‘살리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천등을 띄운다. 마음에 불을 켜야 옆 사람도 보일 거라고. 꿈을 향해 나아가야 눈이 내릴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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