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별장" - 따스한 빛은 사랑에서 온다
이미영 체칠리아 /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cecil-e@hanmail.net
나뭇가지에 소복이 쌓인 눈, 따스하게 마을을 밝히는 불빛, 장갑을 낀 사람들이 걸어가는 모습이 담긴 크리스마스카드. 지금은 휴대전화의 이모티콘으로 인사를 하지만, 12월이면 카드에 손 글씨를 쓰며 서로의 안부를 묻던 추억의 시간이 있었다. 토마스 킨케이드의 겨울 그림은 서로에게 안녕을 건네는 다정한 인사였다. 영화는 버클리대 미술학도였던 빛의 화가 킨케이드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실화이다.
크리스마스를 고향에서 보내려고 토마스는 동생과 같이 집에 온다. 2주 뒤에 집을 비우라는 최후 독촉장을 본 형제는 엄마를 돕기 위해 일을 찾는다. 토마스는 마을 벽화를 그리기로 했지만, 벽화 작업은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글렌 선생님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림으로 남겨 고향 마을에 선물하라고 한다. 선생님은 토마스를 예술가의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변화시킨다. 토마스가 들고 온 촛불을 보고 아내를 잃은 슬픔을 그리는 글렌은 빛의 영감을 얻는다. 글렌과 토마스는 슬픔과 어둠에서 자신이 찾지 못했던 기쁨과 빛을 발견한다.
자신에게 소중한 고향과 사람들을 잃는다면 삶은 고난의 여정일 것이다. 감독은 고향 사람들에게 그들의 모습을 담아낸 벽화로 서로의 소중함을 보게 한다. 눈 내리는 겨울에 모두에게 오는 성탄은 빛이다. 어둠과 추위로 움츠린 어깨를 더 움츠리게 하는 요즘. 어쩌면 우리는 나무가 울창해서 그 너머의 하늘을 보지 못하고 잎만 그렸다는 글렌과 같은 모습일지도 모른다. 겨울이 아무리 어둡고 추워도 서로의 사랑이 더해지면 따스한 빛은 환하게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