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558호 2019.09.01 
글쓴이 이미영 체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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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바이, 웬디” - 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시간


감독 :  벤 르윈 / 2017년 작


 

   이 영화는 웬디가 긴 여정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되는 성장기를 그렸다. 자폐소녀 웬디의 꿈은 시나리오 작가다. 그녀는 시나리오 공모전에 원고를 내기 위해 LA 파라마운트 픽처스사까지 가는 모험을 한다.

   부모가 돌아가시고 언니와 함께 살던 웬디는 조카가 생기면서 시설에 맡겨진다.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스타트랙 시리즈를 쓰는 일이다. 원장 스카티는 웬디가 발작을 할 때마다 “스탠바이” “스탠바이”를 따라하게 하며 그녀를 진정시킨다.

   웬디는 다시 자신이 살던 언니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곳으로 가기 위해 달라진 모습을 언니에게 보여주려 한다. 횡단보도도 건너기 힘들고 혼자도 버거운 상황에 강아지 피트까지 따라나선다.

   길 위에서 부딪치는 사건과 만나는 사람들은 예측할 수 없는 우리 인생의 모습일 수 있다. 사기를 당한 웬디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할머니와 두려운 마음을 안심시켜주는 경찰관 아저씨는 고개를 돌리면 만날 수 있는 우리의 이웃이다.

   꿈의 목적지에 도착한 시간에 펼쳐지는 황당한 상황처럼 우리의 삶도 그렇다는 것을 말해준다. 계획대로 준비를 했어도 빗나갈 경우가 있다고. 웬디가 자신 있게 말했듯이 그럴 때마다 물러서지 말라고.

   누구에게나 꿈은 소중하다.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푸른 날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활짝 웃는 웬디를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결과가 어떻든 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시간은 가슴 뛰는 일이지 않냐고.


■ 이미영 체칠리아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cecil-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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