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는 가정 안에서

가톨릭부산 2015.11.02 15:34 조회 수 : 43

호수 2027호 2009.12.25 
글쓴이 시인 정순남 

어둠 깨우는 거룩한 생명의 소리
보라! 저 광활한 빛
광야를 달려 지축 울려 내리시네
산넘고 물건너 바람 거느려 

아기예수 오신 자리 누추함도 거룩하셔라
누구랴 환호하지 않으리 이 감격
다함께 손뼉쳐라 노래 불러
오! 오묘하셔라 놀라워라

목동들아 이 기쁜소식 전하세 박사님도 엄마 아빠 다함께
온누리 땅끝마다 전하세 구세주 그리스도 오심 
성탄! 성탄! 기쁘도다 영광 알렐루야!

어린 시절 성탄 때면 친구들과 어울려, 어른들 사이 끼어 등불 밝혀 들고 새벽 어두운 하늘, 별을 보며 골목마다 집집마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부르던 그날의 노래, 어늘히 들려와 하늘 나릅니다. 성탄은 거룩한 생명의 탄생이다. 열 처녀가 등불 밝혀 신랑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우리 가정에 아기 예수님 오심을 기뻐합시다.

계절 끝자락 푸른 잎 말라 떨어져 난 가지 끝에 빨간 열매 몇 알 매달림을 본다. 서로가 내어주며 마지막 순간 수액 한 방울마저 쏟아 붓는 나무에서 부모 자식간 떼어주고 나누는 우리의 한 생을 보듯 거룩한 풍경이다. 자식 낳아 기른다는 것 텃밭 갈아 씨 뿌려 가꾸는 농심과 같아 많이 뿌린 자 많이 거두라 하심은 창조의 섭리에 순응하며 함께 하자 하심이다. 하느님은 축복의 맨 첫 자리 인간에게 주셨다. 

우리 집은 삼대가 함께 산다. 아침이면 손을 들어 "찬미예수"하며 인사한다. 하루를 기쁘게 주님 안에서의 약속이다. 내 나이 들고 보니 부러운 것, 재산도 명예도 아닌 아들 딸 많이 낳아 잘 가꾸어 무성히 자란 나무처럼 가정의 뜰을 가득히 채워 산 것이다. 얻어 먹어도 자식 얼굴 보며 웃는다는 옛말이 생각난다. 자식은 부모의 기쁨이며 희망이다. 요즘 나라도, 교회에도 아이들이 점차 줄어든다니 걱정스럽다. 가난할지라도 부모의 신앙과 사랑을 자양분으로서 자란 아이는 커서도 어려움을 참아 이겨내며, 사회에 이바지하여, 나라 안팍에서 큰 일꾼이 됨을 본다. 유태인은 가정법 탈무드로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말씀으로 교육을 받아 세계 안에서 모범적 민족이 되지 않았나. 예수님은 나자렛 작은 마을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부모의 신앙과 사랑을 본받아 자라셨기에 인류의 구원자, 왕이시며 가정 성사를 세우셨기에 우리는 그분의 가족이며 지체이다.

예수님의 잉태와 낳으심의 역사를 어찌 받아들일 수 있으며 믿을 수 있을까! 아브라함에겐 백살에 얻은 외아들을 제물로 살라 바쳐라 명하셨다. 마리아는 성령을 받음으로 순명하며 두려움이 기쁨과 환희로 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며 극심한 고통에서 하느님의 음성을 듣는다. 하느님은 당신 백성, 당신의 권능 안에서 다스리려 하심이다. 우리의 여정에 늘 고통과 실연은 길벗 되어 함께 한다. 그러나 구세주께서는 당신 자녀를 그냥 버려두지 않으신다 하셨다. 하느님이 바라심은 믿음과 순종이다. 백성들은 엄위로우신 하느님을 경외하며 찬양하여야 하리 “주시는 분도 가져 가시는 분도 오직 그분이시다.

해마다 성탄절이 되면 구세군의 종소리가 거리를 메운다. 성탄은 나눔의 현장이다. 거리의 현란한 불빛보다 십자가 청탑 우러러 가난함도 부유함도, 낮고 낮은 곳에 임하신 구유 앞에 겸손되이 구하는 마음. 말씀이 사람 되시어 오신 복음의 기쁜 소리. 눈멀고 귀먹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들려주어야 하리. 구유 앞에 내어 드려야 함은, 당신이 바라는 회개뿐이옵니다. 말구유가 아닌 따스한 저희 마음 바치리다. 몰약과 유황이 아닌 순종으로 십자가를 지게 하소서. 이스라엘의 야곱 가문, 주님의 성가정 본받게 하소서.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 내리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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