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자성사가 소외되지 않는 교회가 되길 바라며···
김원석 아우구스티노 신부
부산성모병원 원목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이 교우에게 축복을 내리시어 오늘 하루 주님의 평화 속에 머물며 열심히 살아가게 하소서.”
원목신부는 병실에 있는 교우 환자들을 찾아가서 축복하고 기도합니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며 처음 방문하는 병동은 호스피스 병동입니다. 단 몇 시간을 살아도 며칠을 살아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시고, 주님께서 우리의 삶을 기억해 주시고 구원을 허락해 주시길 청하는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임종 직전의 병자에게 병자성사를 집전할 때에는 성사 집전을 하고 나서 병자의 귀에 대고 “열심히 살아주셔서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것입니다. 주님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세요.”라고 말씀드립니다.
병자는 육체적·정신적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 투병을 합니다. 가족은 병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수고와 병자가 겪는 고통을 함께 겪어야 합니다. 또한 의료진들과 간호·간병인들의 노고와 헌신도 있습니다. 세계 병자의 날에 교회는, 환자와 가족과 의료진들과 간호·간병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느님께서 그들의 고통과 수고를 기억하고 있다는 복음을 선포합니다.
병자를 향한 사목을 하면서 매년 세계 병자의 날이 되면, 치유를 청하는 사람에게 단걸음에 찾아가 병자에게 손을 대어 치유하시고 그 가족을 안심시키셨던 예수님의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원목신부는 투병과 진료와 간호·간병의 현장에서 믿음을 가지고 예수님을 찾으면, “내가 가서 고쳐주마.”(마태 8,7)라고 하시면서 백인대장을 위로하시고 안심시켜 주신 주님께서, 병자와 관련된 모든 이에게 이미 와 계심을 선포합니다.
그런데 본당 사목을 할 때를 돌아보면, 병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도 병자성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예전보다 병자성사를 청하는 분들이 많이 줄어들었음을 느끼게 됩니다. 모든 성사는 하느님 편에서 인간을 향해 하시는 사랑 고백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병자성사를 통해 병자에게 필요한 사랑을 고백하십니다. 성사를 통해 하느님 나라의 모습을 보여주시고 초대하십니다.
그러므로 병자가 있는 가족들은 꼭 병자를 위해서 병자성사를 청하시고, 가족이 멀리 있거나 잘 모른다면 본당 신자들이 가족이 되어 병자성사를 받을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을 꼭 마련해주시길 당부합니다.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호스피스 병동이나 요양원에 들어가게 될 경우, 미리 본당 신부님께 병자성사를 청하여 성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병자는 그 성사를 통해 은총과 위로를 받고, 혼자가 아님을 깊이 느끼게 될 것입니다. 병자들이 병자성사가 없는 교회의 사람처럼 방치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