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임진각

가톨릭부산 2015.11.02 15:57 조회 수 : 120

호수 2052호 2010.06.06 
글쓴이 정순남 막달라 마리아 

그날의 임진각

정순남(막달라 마리아) card202@korea.com

철길 동강나 녹슬은 반세기
철마鐵馬야 너 달리다 섰느냐
임자 잃은 철모는 동그라져 앉았네
삼팔선아 어이하여 동강났느냐
동족의 상잔 철조망에 감겼구나
선혈의 흘림이 산천에 목메이네
압록에 다리 폭음에 놀란상처
한강은 피바다 낙동강 가슴 흐느껴
전우의 시체 너머 앞으로 달려 달려가며
한몸 죽어 초토되어 나라 지키겠노라 부르던 날
그 날의 새벽소리 하늘 찔러 지축 울렸네
고려의 넋 만년이 가도 살아 있음을
화랑도의 정신 천년의 푸른 빛 이여
백두 상봉에 꽃으로 피어나라
오-대한의 아들이여!
용맹스러운 용사여! 
1991. 8월 임진각에서

오래 전 동항성당 하안토니오 신부님 인솔로 임진각에 통일 염원 미사를 참례하러 갔을 때 동란이 남긴 잔재가 역사의 뒤 안에서 비바람 맞으며 녹슬어 민족의 애환을 보여 주었다. 소복 차림에 미사를 통한 찬미와 기도는 북에 고향을 둔 분들의 절절함이었으며 손이 닿을 듯 가까이 뵈는 고향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나 육십 년이 된 오늘 들려오는 메아리는 다툼인 채 전쟁은 끝나지 않고 철조망 가로막아 서로의 총부리를 겨누고 섰다. 화해는 멀어져만 가고 있는가. 

이스라엘의 전쟁을 하느님이 붙이신다 했다. 전쟁을 이기고 지는 것은 무기의 힘도 군사의 힘이 아닌 이스라엘이 하느님을 신뢰하는 믿음이라 했다. 유럽을 정복하고 황제가 된 나폴레옹이 왕국의 거대함을 세움이 칼과 군마가 아닌 그리스도의 유일한 사랑으로 세운 왕국이라야 진실함이라 한 말은 경천인애(敬天仁愛)의 일컬음이다. 1989년 소련의 장벽이 무너짐과 잇따라 동독의 두터운 벽이 깨어져 하나 되는 역사를 우리는 생생히 보았다. 그 해가 성모님께서 소련의 무너짐을 위해 30년을 기도하라 하신 그 끝이었다. 백성의 기도가 성모님의 전구로 이루어진 무혈의 혁명이었다. 우리도 삼팔선의 무너짐을 위해 기도의 무기를 들어야할 때이다.

나의 세대는 2차 대전, 일제 치하, 6.25를 지나 오늘까지 전시에 살고 있으며 해방의 기쁨은 잠시였고 남과 북, 좌와 우의 싸움질 속에 늙어 왔다. 밀물처럼 밀고 내려온 피난민에게 부산 사람은 방도 내어주고 학교는 부상병들의 병원이 되어 쫓겨다니다 가교사에서 졸업을 하고 교문을 나섰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우리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나라의 역사를 배워야 나라의 뿌리를 알며 힘이 된다. 성체 성혈 주님의 피와 살로 세운 교회의 힘으로 용사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하늘 향해 기도하며 조기를 올린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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