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삶이어야 할까?
이창신 이냐시오 신부
노동사목에 봉사하러 오시는 분들과 대화를 나눈다. ‘노동자와 근로자가 다른가?’ 차이는 무엇일까? 답은 제각각이다. ‘같다.’, ‘다르다’,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고’…. 노동사목이라 하면 괜찮은데, 근로사목은 어찌 좀 이상하다. 고용노동부는 있는데 고용근로부는 없다. 노동조합은 있는데 근로조합은 없다. 왜 그럴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근로자’라 하고, ‘노동’은 일을 통해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은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핵심적인 일이다. 이렇게 대화가 풀어지면 조금은 딱딱해 지지만, 노동 현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둘 다 일하는 사람이지만 노동자는 자신이 노동 현장의 주체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하고, 노동을 통해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간다는 의식을 가진 사람이다. 반대로 근로자란, 부지런할 근(勤)에 일할 노(勞)를 써,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 즉 모든 사람, 고용주와 피고용주 모두 근로자일수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고용주와의 상하 관계를 염두에 두어 부지런히 일 하는 사람, 주어진 일을 하고, 정해진 임금만 받아가는 일꾼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기도 하다.같은 현장에서 일을 하더라도 노동자로서 주체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그냥 열심히 일만하는 자신의 삶이 주체적이지 않는 사람의 가치관은 다를 수 있다. 하여 노동 현장에서는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것을 한사코 싫어하고 거부하는 사업주들이 많다. 그냥 시키는 대로 일만하고 주는 임금이나 받아가면서 열심히 일하면 되지, 왜 노동조합을 하여 요구 하는 것도 많고, 따지는 것이 많은지 하며 투털 거린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노동자들이 스스로 조직을 만들고 자신들의 처지를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 진정한 깨어있는 노동자의 삶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글을 쓰면서 생각해 본다. 신앙인과 종교인의 차이는 무엇일까? 신앙인은 참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다. 종교인은 단순히 입교한 사람이다. 신앙인은 종교인처럼 그분을 통해 구원을 받는다는 수동적인 신앙 자세 보다는 적극적으로 그분이 세상에 보이신 희생과 사랑을 실천하고, 기도하는 사람이다. 종교인은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자신의 능력에 맞게 남을 위해 기부하면 사후에 좋은 곳에 갈 것이라 막연히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신앙인은 주님의 기도 내용처럼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 자기 희생과 불편을 감수하면서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진정한 깨어있는 신앙인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