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148호 2012.02.19 
글쓴이 이창신 신부 

성전에서 봉헌하는 이주노동자 미사 

이창신 이냐시오 신부 / 노동사목 담당

2012년 새해를 시작하면서 노동 사목은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매 주일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봉헌하는 미사와 상담, 무료 진료의 자리를 옮기게 된 것입니다. 2006년 3월부터 노동사목은 대청동 가톨릭센터 소극장에서 베트남어 미사와 영어 미사를 봉헌하고, 5층 사무실에서 노동 상담을, 6층에서 무료 진료봉사를 해왔습니다. 이제 오는 2월 26일부터 미사와 상담, 무료 진료와 한국어교실의 자리를 초량성당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지난 6년간 가톨릭센터에서 이루어진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봉사가 자리를 잡고 다른 불편함 없이 지낸 것은 사실입니다. 미사 전후로 이주노동자들은 센터 뒷마당과 숲에서 끼리끼리 어울려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소극장 홀에서 이런저런 행사도 많이 했습니다. 여느 병원 못지않게 꾸민 무료 진료소에서 주중에 병원을 찾지 못하는 이들이 치료를 받았습니다. 5층 여기저기 책상에서 둘러앉아 상담을 하고, 노동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제로서 늘 마음에 걸린 것은 이들과 드리는 미사가 공연을 하는 소극장에서 봉헌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미사를 중심으로 이주노동자들이 모여들고 그래서 상담도, 한국어교실도, 무료진료도 하는 것인데 정작 미사는 성전이 아닌 공연장에서 하다 보니 미사를 봉헌하는 사제나 이주노동자들이 성사적 은혜를 느끼는데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또한, 가톨릭센터 입장에서도 매 주일 이주노동자 미사가 붙박이로 있다 보니, 보다 다양한 소극장 활용에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사실 타 교구의 경우를 봐도 이주노동자 공동체가 본당공동체의 성전을 이용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본당공동체의 특별한 사랑과 관심이 없으면 들어간 이도, 받아들이는 이도 서로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초량성당으로의 이전은 교구의 방침과 중재 그리고 초량 공동체의 호의가 있어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미사장소와 더불어 무료 진료소도 옮겨 가야 해서 현재 초량성당 지하실을 진료소로 예쁘게 꾸몄습니다. 
큰 변화를 준비하면서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지만 우리가 얻는 것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성전에서 드리는 미사를 통해 이주노동자들에게 미사의 은혜가 충만하고, 초량성당 교우들에게도 낯선 나그네를 받아들이며 주님을 환대하는 기쁨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노동사목도 안주하는 자세를 되돌아보면서 이 땅을 방문하고 함께 살아가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주님의 사랑으로 더욱 다가가기를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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