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삶의 사람들

가톨릭부산 2015.11.05 07:54 조회 수 : 11

호수 2205호 2013.03.03 
글쓴이 박주미 막달레나 

고된 삶의 사람들 

박주미 막달레나 / 노동사목 바자울배움터 www.laboroffice.or.kr

갈수록 삶이 힘들고 어려워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희망을 가지기보다, 절망이 더 먼저 손에 잡히는 것 같아 힘들어한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다 더 굳세게 살아가자고 이를 악물고 사람들과 어깨 걸며 눈물 흘리고 스스로를 치유 하려고 애쓴다. 

나이 쉰을 넘긴 어느 노동자는 가족들과 단란한 저녁상을 받은 지가 언제인지, 친구들과 근심걱정 없이 가벼운 마음을 나눈 적이 있었기나 했는지, 무엇 때문에 아직도 춥고 어두운 곳에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며 한탄한다. 듣고 있는 나도 할 말이 없다. 무어라 위로할 수 있을까? 기껏 “그래도 포기하지는 맙시다. 언젠가는 세상이 정의로워지겠지요. 우리끼리라도 서로 격려하며 살아 봅시다.” 라고 힘없이 말한다. 

이들이 무엇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며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지 알기에 또 그것이 개인이 더 잘 살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마음이 무겁다. 삶 속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 받고 희망을 가지며 서로 위로해주는 일상이면 행복하지 않을까? 어려운 사람들에게 어깨를 내어주고 등을 다독거려 주며, 삶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어주어 가벼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있어 주기만 하여도 그들에게는 큰 위로가 될 것이다.

간혹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이 자신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좀 더 나은 생활이 간절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진 자들은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미래를 위해 희생하고 인내하며 참아 달라고 한다. 평소에 온갖 압박과 경제적 어려움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아온 사람들인지라, 조금만 참으면 좋은 날이 오리라는 것을 스스로 최면을 걸며 견디어낸다.

가난한 이들이 존중받지 못하고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이 결코 풍요롭게 살 수 없는 잘못된 사회, 정의가 죽은 사회에서 고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가난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히 더 좋은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가질 수만 있어도 삶의 보람을 고스란히 느끼는 사람들인데, 너무도 당연한 일상 생활마저도 허용되지 않는 고단한 삶을 살아간다. 

어렵고 힘든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주변을 둘러본다.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게을리 한 적은 없는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사익을 위해 더 안달복달하지 않았는지, 스스로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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