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가톨릭부산 2019.10.10 09:31 조회 수 : 24

호수 2564호 2019.10.13 
글쓴이 윤경일 아오스딩 

공감
 

윤경일 아오스딩 / 좌동성당 의료인 ykikhk@hanmail.net
 

   옆에서 보고 듣기만 했는데도 직접 행동했을 때와 같은 현상을 일으키는 뇌 세포군을 가리켜 미러 뉴런이라고 부릅니다.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장소에 가면 저절로 눈물이 나오고, 거만한 사람 옆에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거만해지고, 겸손한 사람 옆에 있으면 은연중에 겸손해지기 쉬운 것은 미러 뉴런의 영향 때문입니다. 또 미러 뉴런은 의사소통과 감정교류를 통해 적절히 공감하는 과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기차 안에서 한 꼬마가 시끄럽게 떠들자 승객들이 아이의 아버지에게 언짢은 기색을 보냈습니다. 그때 아버지가 옆 사람에게 귓속말로 이야기하자 그 사람이 차례로 다음 사람에게 전해주게 되었고 결국 승객들은 아이가 계속 떠들고 놀도록 배려해 주었답니다. 아이 아버지가 무슨 말을 했을까요? “저 아이는 며칠 전 세상을 떠난 엄마의 장례식을 치르고 오는 길입니다. 한마디 말도 하지 않다가 달리는 기차를 타니까 기분이 좋아져서 떠들고 있답니다.” 사정을 알고서 사람들은 공감을 하게 되었고 어떤 이는 꼬마와 같이 놀아주려고도 했습니다. “기회 있는 대로 남에게 이로운 말을 하여 도움을 주고 듣는 사람에게 기쁨을 주도록 하십시오.”(에페 4,29)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제 눈에 들어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자신의 부엌 창이 더러운데 이웃집의 빨래가 더럽다고 말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렇게 세상은 각자 고립된 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공감은 ‘우리’가 중심입니다. 공감의 개념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나누어봅시다. 그리고 공감의 상대를 예수님으로 대체하여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그 사람 안에 계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분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여 보는 것입니다. 불행에 빠진 사람, 가난한 사람, 몸이 아픈 사람, 죄를 지은 사람 안에 계시는 그분과 공감을 시도해 보는 것입니다. “학대받는 사람들이 있으면 여러분도 같은 학대를 받고 있는 심정으로 그들을 기억하십시오.”(히브 13,3) 형제 안의 부족한 점들을 보지 말고 그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공감해 나간다면 서로 간에 일치가 이루어지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계명을 실천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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