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의 보물

가톨릭부산 2017.07.26 10:53 조회 수 : 151

호수 2445호 2017.07.30 
글쓴이 이수락 신부 

하늘나라의 보물

이수락 신부 / 장림성당 주임

  오늘 복음에서 하늘나라는 밭에 묻혀 있는 귀한 보물을 발견하고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사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발견은 깨달음을, 파는 것은 결단을, 사는 것은 실천에 옮기는 행동이라 하겠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이르는 과정은 이 세 단계를 거치는데, 사람에 따라서 그 속도는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빨리 발견하여 깨닫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생의 마지막에야 진리를 발견하고 깨닫는 사람도 있습니다.
  첫 번째, 하느님 나라의 신비는 세속적인 지식이나 지혜에 의해 깨달아지기보다는 어느 날 우연히 은총의 선물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학식이 많고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도 세속에 묻혀 살게 되면 하느님을 알지 못하고 헛되이 생을 보낼 수 있지만, 배우지 못한 사람이라도 참된 삶을 추구하고 진실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하느님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성공과 부귀영화 가운데서도 참 삶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실패와 좌절과 역경 속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고 하느님을 만나기도 합니다.
  두 번째, 농부가 보물이 묻혀 있는 밭을 사기 위해 가진 것을 모두 파는 단계는 결단의 시기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필리피인들에게 보낸 편지 3장에서“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것들을 쓰레기로 여깁니다.”(필리 3, 8)라고 말합니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기꺼이 버릴 수 있는 마음, 그 마음은 가난한 마음이요, 해방된 마음이며, 모든 것을 초월하는 마음인 것입니다.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포기할 수 있는 자유의 마음인 것입니다. 재물이나 권세나 명예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하고 이에 얽매일 때 인간은 추해지고 비참해지는 것입니다.
  세 번째, 깨달음과 결단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행동의 단계입니다. 칼로 잘라 버리듯이 세속적인 인연이나 미련, 애착을 끊어 버리고 밭을 사는 실천의 단계입니다. 이제 농부는 완전한 기쁨 속에 머무르게 되고 세상의 그 누구도 부러워하지 않는 행복한 자가 되었습니다. 자신이 원하던 것을 다 얻었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사랑의 신비이며 환희의 신비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참된 행복은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깨닫고 이 신비 속에 온전히 살기 위해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완전히 자유로워진 해방의 삶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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