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97호 2025. 11. 9 
글쓴이 최정훈 신부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최정훈 스테파노 신부
괴정성당 주임


   살아가면서 여러분이 보았던 가장 아름다운 성전은 어떤 성전이었나요? 우리나라의 성전들, 이스라엘과 이탈리아, 유럽의 여러 성전을 둘러보면 “와~ 참 좋다!”라는 감탄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중에 저에게 가장 좋아 보이는 성전을 하나만 추천하라면 참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너무나 웅장한 성전, 자연환경과 잘 어울려져 환상적이었던 성전, 성인들이 모셔져 거룩해 보였던 성전 등 너무 많은 성전이 기억에 떠오릅니다. 하지만 그 화려하고 거룩했던 성전보다 조금은 어설프고 조금은 모자라지만 제가 직접 만들었던 성전이 더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또 제가 만들었던 성전보다 사랑을 체험했던 성전이 더욱 아름다운 성전으로 기억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을 방문하신 장면을 보여 줍니다. 많은 사람이 사방에서 예루살렘 성전으로 몰려듭니다. 그들은 성전에 희생제물을 바쳐야 했습니다. 이 점을 기억한다면, 성전 안이 얼마나 복잡했을지가 예상됩니다. 성전 안은 희생제물로 사용될 동물이 내는 울음 소리, 이 동물을 파는 장사꾼들의 고함으로 완전히 시장터였습니다. 더군다나 파스카 축제에는 안티오키아, 알렉산드리아, 키레네, 로마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사람이 몰려들었습니다. 이들이 사용하는 다른 언어 역시 무척 복잡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사용하던 돈을 환전해야 제물용 동물을 살 수 있어서 환전상 또한 많았습니다.

   이런 성전을 보신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성전 앞에서 장사꾼들을 꾸짖으시고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버리시고 탁자들을 엎어버리십니다. 그리고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을 기도하는 집,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집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일깨워 주십니다. 하느님께서 계신 집을 예수님께서는 무척 사랑하셨습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세례성사를 통해서 하느님의 성전이 되었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1코린 3,16)라고 말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성전은 하느님께서 계시고 사랑이 실천되는 곳입니다. 그곳이 우리들 자신입니다.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한 성전을 잘 가꾸는 한 주간이 되었습니다. 주님을 모시고 아름다운 성전의 추억을 쌓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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