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566호 2019.10.27 
글쓴이 김석중 신부 

바리사이의 기도와 세리의 기도

 

김석중 신부 / 성가정성당 주임

 

    우리가 복음서를 읽어보면 자주 바리사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이 바리사이들은 예수님 시대에 민중들을 인도하는 지도자급에 속한 사람들로서, 모세의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타인에게도 문자 그대로 해석하고 지키기를 강조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면서 육신의 부활을 철저하게 믿고 자신들만이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자처하고 때때로 지나치게 율법을 강조하여 자신들도 실천하지 못하는 가르침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들에게 위선자들이라고 꾸지람을 하시기도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바리사이는 그 대표적인 인물로서 일주일에 두 번, 그것도 월요일, 목요일에 단식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예루살렘 성전과 국가의 운명을 위해서 수입의 십 분의 일을 바치는 십일조의 의무도 철저하게 지키는 사람입니다. 한편 세리는 로마제국의 식민지였던 이스라엘에서 동족으로부터 세금을 과하게 거두어 일부는 로마에 바치고 일부는 자기가 착복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세리를 매국노이고 배신자로 여겼습니다. 당연히 바리사이와 세리는 사회적으로 구분되는 두 부류였습니다. 이 두 사람이 기도하는데 바리사이는 세리를 먼저 나쁜 사람으로 판단하면서 저 세리와 같지 않으니 하느님 감사합니다.”하고 자신의 공과 덕을 자랑하는 기도를 바칩니다. 한편으로 세리는 그저 성전 문 입구에 서서 그냥 고개를 숙이고 ,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라고 간단한 기도를 바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의 판단과는 다르게 이 불쌍한 세리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평화스럽게 집으로 돌려 보내주십니다.
 

    사랑하는 신자 여러분, 남을 판단하고 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우리 인간의 몫이 아니라 하느님의 몫입니다. 각자가 처한 환경과 소명과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인간은 남과 비교될 수가 없습니다. 그저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존재임을 인정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때때로 우리 신앙인들은 편협한 마음으로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고, 남의 것을 도저히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지니기도 하는데, 오늘 우리가 들은 복음 말씀은 이런 삶의 태도에 대해서 좋은 가르침과 회개의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먼저 보고 반성하고 남에 대해서 판단과 평가를 좀 늦추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 2566호 2019.10.27  바리사이의 기도와 세리의 기도 김석중 신부  7
594 2565호 2019.10.20  전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전합니다 file 노영찬 신부  18
593 2564호 2019.10.13  감사하는 마음의 필요성 file 김평겸 신부  20
592 2563호 2019.10.06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교구를 봉헌하면서 file 김영호 신부  41
591 2562호 2019.09.29  예수님 사랑 깨닫기 file 김두완 신부  27
590 2561호 2019.09.22  십자가는 고통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 file 정영한 신부  37
589 2560호 2019.09.15  아버지의 사랑 보다는 재물과 잔치가 좋은 신앙인 file 김효경 신부  26
588 2559호 2019.09.08  위대한 이웃사랑 file 권지호 신부  28
587 2558호 2019.09.01  겸손 file 윤경철 신부  33
586 2557호 2019.08.25  구원과 그리스도인의 삶(루카 13,22-30) file 조옥진 신부  36
585 2556호 2019.08.18  열정적인 삶보다 한결같은 삶이... file 서현진 신부  38
584 2555호 2019.08.11  예수 그리스도의 자녀다운 효심을 우리도 닮기 위해 file 오창석 신부  43
583 2554호 2019.08.04  나눗셈(÷)과 나누기 file 강인구 신부  39
582 2553호 2019.07.28  창백한 푸른 점 file 엄종건 신부  43
581 2552호 2019.07.21  뭣이 중헌디? file 김현 신부  43
580 2551호 2019.07.14  누가 우리의 이웃입니까? file 손영배 신부  59
579 2550호 2019.07.07  “평화를 빕니다.” file 박정용 신부  54
578 2549호 2019.06.30  부르심과 식별 (주님과의 데이트) file 이병주 신부  60
577 2548호 2019.06.23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루카 9,13) file 이창주 신부  43
576 2547호 2019.06.16  관계 맺으시는 하느님 file 박진성 신부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