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냉담하신 교우님들은 이 말씀을 깊이 있게 새겨듣습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잘려 나간 가지처럼 버려져 말라버린다.”(요한 15,5~6 참조) 신앙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신앙의 걸림돌은 주님의 말씀을 수긍하면서도 그 말씀을 깊이있게 새겨듣지 않는 데 있습니다. 그야말로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면서도 자신의 중심을 주님께 두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그런 자녀들에게 정작 ‘너희는 나에게서 생명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하셨고, 그것은 단적으로 ‘너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들의 꽃과 같이 잠깐 머물다 가는 우리의 삶을 자신이 쌓아놓은 수고에 만족하며 살아간다면 우리 인생은 너무나 가련하고 그것은 물거품처럼 끝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무엇을 얼마나 누렸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것을 자신 안에 얼마나 소유하게 되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주님께서 오늘 독서와 복음을 통해 우리들에게 간곡하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10~11)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경우 자신의 죄 때문에 기쁨과 평화를 잃고 삽니다. 이것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우리들이 겪는 원인과 결과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주님의 자녀로서 우리가 주님을 택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를 택하여 내세우신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인다면 주님을 떠나서는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주님의 말씀을 깊이 있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주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 그분께 대한 사랑, 그 믿음을 통해 하느님의 은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매일 일어나는 복잡다단한 일상의 삶에서 주님의 말씀에 참되게 귀를 기울이고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복된 자녀가 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