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올 한해는 긍정적인 결실을 거두며 살았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만족할 결과를 얻지 못했거나, 남들을 봤을 때 그들만큼 성과가 없었다면 왠지 모를 불안감이 생깁니다. 인지심리학에서 인간이 제일 싫어하는 감정은 불안이라고 합니다. 불확실하고 모호한 상황일수록 불안감은 커지고 불안한 상태 이후에 오는 분노, 슬픔 등은 어느 때보다 더 크게 온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만난 요셉 역시 불안합니다. 자신도 모르는 아이를 가진 마리아로 인해 지금까지 자존심처럼 지켜온 의로움이 무너지고, 돌팔매를 당하는 죄이지만 결혼하려고 했던 임신부에게 돌을 던지는 것 또한 요셉의 의로움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결국 요셉이 선택한 최선은 파혼하는 것입니다.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바로 불안과 고민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이라고 확신합니다. 인간적 생각으로 한쪽 면만 보고 결론 내어 버린(확증편향) 그 때에 꿈속의 천사는 ‘임마누엘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다)’이라는 말로써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확신을 전해 줍니다. 종종 우리도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자주 잊어버리고 불안이 불러온 편향된 생각으로 섣부른 결정을 할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고민했던 그 결정의 순간에 하느님은 어디에 계셨는지 기억하시나요?
무엇인가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고민에 있거나, 불안으로 인해 슬픈 감정이 들어 힘들어하시는 분이 있다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청해 보시면 어떨까요. 나의 고백이, 그 고백을 듣는 내 영혼이,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으로 고통과 슬픔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대림초가 모두 켜졌습니다. 이제 곧 아기 예수님이 오신다고 합니다. 베들레헴도, 어느 성당도 아닌 바로 나의 마음에 하느님의 새 생명이 태어나십니다. 한 가정에 아기가 태어날 때, 모든 가족이 새 생명에게 해가 되는 것을 찾고 주변을 정리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마음도 정리를 잘 해야 될 필요가 있겠지요. 오시는 아기의 이름이 ‘임마누엘’이라고 하니 우리도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확신으로 기쁨 가득한 이번 성탄을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에 오시는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