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함께하겠다.” “내가 함께 있겠다.”라는 말은 사람이 사람에게 하는 가장 멋진 표현 중의 하나입니다. 연인들 사이에서는 사랑하는 마음을 드러내며, 친구 사이에서는 위로와 용기를 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부모와 자식 간에서는 끊을 수 없는 특별한 인연을 말합니다. 누군가 나의 옆에 있다는 것, 그것은 우리에게 가장 큰 자산이며 가장 큰 힘이 됩니다. 그렇기에 옆에 있는 누군가는 우리에게 큰 ‘은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이미 이 ‘은총’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믿고 있는 그리스도께서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고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하신 이 약속은 그 어떤 약속과는 다릅니다. 이 약속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그들에게 하신 마지막 말씀이십니다. 이 약속은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의 유언과 같으며 영원히 깨지지 않을 약속이란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약속에 희망을 두고 ‘은총’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은총’의 삶은 ‘초대’의 삶이기도 합니다.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을 사람들에게, 특히 아직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보여주는 삶이 ‘초대’의 삶입니다.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로하시는 주님을 우리의 위로를 통해 보여주어야 하고, 울고 있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 주시는 주님을 우리가 울고 있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 줌으로써 보여주어야 합니다. 웃고 있는 이들과 함께 웃으시는 주님을 우리도 함께 웃으면서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오늘 예수님께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라는 말씀에 담긴 삶의 모습입니다.
오늘은 연중 제30주일이며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는 전교 주일입니다. 우리의 사명, 그리스도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이들을 초대하는 사명을 되새기기 위해 교회에서 특별히 정한 날이 오늘입니다. 이 전교 주일을 보내며 우리가 들은 예수님의 말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는 말씀에 희망을 두고 예수님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은총’의 삶, ‘초대’하는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베푸신 주님의 ‘은총’에 대한 우리 신앙인의 응답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