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 내용은 어떠한 상황에 있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하느님께 의탁하고 기도하라는 내용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불의한 재판관과 한 과부가 등장합니다. 복음을 자세히 살펴보면 ‘올바른 판단’이라는 단어가 복음 말씀 중에 4번이나 나올 정도로 강조됩니다. 재판관에게 지속적으로 말하는 과부의 모습은 머뭇거리거나 망설이는 자세를 보인 것이 아니라, 굳건하게 나아가는 결단력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불의한 재판관의 마음을 움직이게 됩니다. 재판관에게 지속적으로 부르짖는 과부의 모습.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 청하는 또 다른 모습의 기도입니다.
기도는 예수님과의 솔직한 만남이자 솔직한 대화입니다. 이 만남과 대화는 신앙적으로 바라볼 때 예수님의 개방성에 나 자신의 마음을 개방함으로 솔직한 만남과 대화가 이루어집니다. 예수님의 개방성(관심의 자세, 들어주는 자세, 베푸는 자세)에 동의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또한 기도는 주님께 대한 ‘의지와 신뢰’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 ‘의지와 신뢰’가 선행되지 않기에 기도가 힘들다고 말합니다.
기도하기엔 나 자신의 인내심이 너무도 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기도하기엔 보이지 않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기도하기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기도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기도의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예배(미사)의 행위를 통해, 감사의 행위를 통해, 속죄의 행위를 통해, 청원의 행위를 통해서 드리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하느님께 대한 근본적인 ‘의지와 신뢰’가 내 영혼의 깊은 내면에서 울리는 것이 기도입니다. 동굴 속에 있는 바위에 물방울 하나가 떨어져서 청아한 소리를 내듯이, 하느님이라는 바위에 나의 기도 한 방울을 떨어뜨리는 것. 그래서 내 영혼의 한 방울이 하느님께 스며드는 것. 그것이 기도입니다. 내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울림이 기도라면, 미사 중에 습관적인 응답인 “아멘!”을 주님께 대한 전적인 동의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소리로 응답하는 “아멘!”으로 바꾸는 것이 참된 기도의 시작인 것입니다.
결국, 참된 기도는 겸손한 기도, 신뢰의 기도, 끈기 있는 인내의 기도, 우리(공동체)가 드리는 기도입니다. 그러므로 나만의 기도가 아닌, 우리(공동체)의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