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거룩해지려면 …
예수님께서 시몬의 집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시몬은 예수님을 초대해 놓고서는 손님에게 마땅히 해야할 예의를 갖추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람들 틈에 끼어 그 집에 들어와 예수님을 찾은 죄 많은 여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극진히 보살펴 드립니다. 그 광경을 본 집 주인인 시몬은 속상해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두 사람의 대조적인 모습을 통해 주님 앞에선 의인과 죄인의 모습을 묵상해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에 관한 복음을 전파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설교는 바리사이 시몬이나 죄 많은 이 여인이나 모두 들었을 것입니다. 시몬은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도 “저분이 정말 우리의 구세주이신가?” 하고 의심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복음의 내용으로 보아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은 죄인에 대한 예수님의 따뜻한 마음과 자비심을 보고 감동하여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예수님을 따르려 결심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던 여인은 마침내 그 기회를 시몬의 집에서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 여인의 모습에서 진정으로 자기가 죄인임을 깨닫고 자신의 죄를 용서 청하는 참된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서 교회 안에서의 죄인과 의인의 관계를 볼 수 있습니다. 사도신경에 “거룩하고 공번된 교회…”라는 우리의 신앙고백에 있듯이 우리 교회는 거룩하다고 합니다. 그러면 왜 교회를 거룩하다고 합니까? 교회가 거룩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죄인들이 모일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의인들만 모일 수 있는 공동체는 아닙니다. 죄인들도 함께 모인 공동체입니다. 만일 죄인들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면 거룩하다고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의인과 죄인을 구분하여 의인을 가려내기 위해서 오신 것이 아니라 죄인을 구원하기 위하여 오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교회는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고 싶어하는 죄인들이 두려움 없이 언제든지 찾아와 회개하여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거룩함에로 나아가는 곳이며, 또 그렇게 되도록 서로 도와주는 공동체여야 합니다.
나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예수님을 초대했지만 그분께 대한 사랑도 믿음도 없이 자신이 가진 것으로 허세부리며 시몬처럼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아니면 죄인임을 스스로 깨닫고 겸손되이 죄를 용서 청하고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입고 깨끗한 영혼으로 돌아갈 줄 아는 여인처럼 살고 있습니까? 교회는 죄인들의 회개를 통해서 주님의 거룩함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동체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