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작인의 욕심
박종주 베드로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우리 사회에서 신문을 펼치면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는 뉴스 중의 하나는 불량 식품에 관한 기사들입니다. 불량 식품은 자기 혼자 잘살겠다는 욕심이 빚어낸 잘못입니다. 상대방이야 어떻게 되든 개의치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나쁜 욕심이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우리는 나쁜 욕심으로 가득 찬 불량 소작인들을 만나게 됩니다. 포도밭 임자가 자비를 드려 울타리도 치고, 포도 확도 파고 탑도 세워 일 할 수 있도록 모두 배려해 주었지만, 이 불량 소작인들은 감사할 줄 모릅니다. 주인은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추어 놓았을 뿐 아니라 소출을 많이 내어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다 준비해 주었건만, 그리고 마음껏 농사를 지어보라고 자리도 주었건만, 소작인들의 마음에 가득 찬 욕심은 그들의 ‘불량성’을 가만 두지 않습니다. 그들의 욕심은 주인의 배려에 풍성한 소출로 답한 것이 아니라 빈손으로 답했고, 뜨거운 박수로 답한 것이 아니라 종들을 매질하고 구타하고 죽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다 결국 극에 달한 욕심은 상속자인 아들마저 죽여 버리는 것이지요. ‘저자가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여 버리고 우리가 그의 상속 재산을 차지하자’(마태 21, 38) 이 비유에서 포도밭 주인은 하느님이시고, 소작인은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 아들은 예수님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 많은 예언자들을 보냈으나 인간들이 듣지를 않아 당신의 아들을 보냈는데도 그 아들마저 죽인다는 말씀이시지요. 그래서 다른 민족들에게 축복이 돌아간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자신의 욕심 때문에 일을 그르치거나, 사람들과의 관계가 소원해 질 때가 있습니다. 한마디만 아꼈더라면, 한 번만 더 생각하고 행동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때도 많습니다. 욕심은 하나를 채운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채움은 또 다른 부족함을 낳기 마련이고, 부족함은 또 다른 욕심을 낳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오늘 제2독서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욕심 때문에 불량 소작인으로 전락한 오늘 복음 말씀의 포도밭 소작인들을 기억하며, 세상을 모두 ‘내 것’으로만 만들려고 발버둥치지 말고,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몫은 그분께 드릴 줄 아는, 더 나아가 그분이 주신 것을 함께 나눌 줄 아는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그리고 오늘은 군인 주일입니다. 선교의 황금어장에서 활동하시는 군종 신부님들을 기억하며, 군의 복음화를 위하여 함께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