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기적

가톨릭부산 2015.10.15 05:11 조회 수 : 21

호수 2171호 2012.07.29 
글쓴이 양요섭 몬시뇰 

나눔의 기적

양요섭 요셉 몬시뇰 / 울산대리구장 겸 성바오로성당 주임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요즈음 매우 높습니다. 어려운 시절에 한 끼 두 끼로 하루의 식사를 대신할 때와는 비교가 안 됩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사는 곳엔 언제나 먹을거리에 대한 문제가 있었고 그래서인지 성경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예수님께서 자신의 살과 피를 우리의 영적 음식, 성체로 내어주시는 모습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의 빵에 대한 기적 역시 식사 때가 되어 나타난 예수님의 자연스러운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 대답은 200 데나리온 이상 돈이 필요하다는 것과 터무니없이 적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만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전자는 상당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본다면, 후자는 다소 어리석은 대답으로 반문 형식입니다. 문제는 예수님께서 후자를 택하셨고 어떻게 적은 음식을 가지고 오천 명 이상이나 배불리 먹게 했느냐입니다. 어떤 이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는 작은 아이가 배고플 때를 위해서 가지고 있었던 만큼 다른 이들 역시 저마다 먹을 것을 가지고 있었고 이것들을 함께 나누었을 거라고 합니다. 상당히 근거가 있는 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과연 빵을 많게 하는 기적을 행하셨을까? 묻게 됩니다. 이 대답을 우리는 당시 사람들의 반응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있는 그 예언자시다.” 그 적은 음식을 가지고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한 분이 바로 예수님이었기 때문입니다. 적은 음식을 가지고 나누기 시작했지만 결과는 열두 광주리가 가득 남았습니다. 놀랍게도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선교 파견할 때도 입은 것과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고 했지만 제자들은 나중에 자신들의 복음 선교가 성공적이었음을 보고했습니다. 세상의 것이 아닌 오직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자세가 덧보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면에서 아버지의 뜻을 따랐습니다. 그래서 허기진 사람들을 배불리 먹여주심에 대해서도 감사의 기도를 빵의 기적에 앞서 먼저 드리신 것입니다. 이 감사의 기도로 더 많은 사람도 배불리 먹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린아이가 내놓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입니다. 감사의 기도와 함께 나눔을 가능케 한 시작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의 참여가 눈여겨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빵의 기적을 나눔의 기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지구촌에 수많은 사람이 기아에 허덕이고 우리 주변에 아직도 춥고 배고픈 사람이 많은 것도 모두 나눔이 부족한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나눔의 실천은 모든 그리스도 신자에게 신앙의 큰 덕목이 되면서 하느님 사랑의 구체적 실행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선포한 하느님 나라는 세상에서 우리와 함께 성장하고 완성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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