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제자 선발에 있어서 왜 그런 사람들을 뽑으셨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됩니다. 예수님의 제자 선발 기준이 우리의 일반적 기준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입니다. 선택받은 이들은 대부분 무식한 어부들이었고, 항간에 소문이 안 좋았던 세리 마태오도 있었으며, 힘으로 무엇인가를 이뤄 보려던 열혈당원 시몬도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왜 그런 사람들을 뽑으셨을까요? 예수님의 제자 선발 기준은 주님의 뜻을 삶의 가장 앞자리에 두는 사람 그리고 주님께 자신을 온전히 맡겨 드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선발하신 그들을 당신 가까이 두셨고, 그들에게 권한과 사명을 주시며 길 잃은 양들을 향해 그들을 파견하셨습니다.(마태 10,1.6-8 참조) 선발된 그들은 각자의 이름이 성경에 남겨질 정도로(마태 10,2-4 참조) 소중한 이들로서 맡은 몫을 수행했습니다. 실상, 그들 대부분은 부족함 가운데서도 죽기까지 주님의 뜻에 충실했으며, 자신이 부족할수록 주님께 더 의탁했습니다.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다.”(이사 55,8 참조)는 성경 말씀은 예수님의 선발 기준에서도 드러나고 있고, 주님의 생각은 옳았습니다. 만약, 우리의 생각대로 제자들이 선발되었다면 어찌 되었을까요? 아마, 주님을 따르려던 이들은 그분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해 떠났을 것이며,(마태 19,22; 요한 6,66 참조) 복음은 선포되지 못하고 지상 교회가 세워질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일’은 우리 각자를 통해서도 지속됩니다. 그런데 현실을 봅시다. 주님 밭의 일꾼으로 부르심을 받는 이들은 많지만, 자신의 기준에 따라 또는 자신의 부족함을 이유로 잘 응답하지 않습니다.(마태 9,37 참조) 다른 한편, 다양한 자리에서 기꺼이 응답하는 교회의 일꾼(봉사자)들에 대해서는, 일부 신자들이 자신들의 잣대로 그들을 평가함으로써 결국 어떤 이는 교회를 떠나게 되는 마음 아픈 일도 생깁니다.
바라건대, 예수님의 부르심과 그 선발 기준이 우리에게 기억되고 존중되며 구현(具現)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있는 나부터 기쁘게 응답하는 삶이 된다면 더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