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잔치에 오시오.”

가톨릭부산 2023.10.11 10:29 조회 수 : 13

호수 2779호 2023. 10. 15 
글쓴이 김성규 신부 

“어서 잔치에 오시오.”
 


 
김성규 신부
반송성당 주임
 
   10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단풍 나들이와 함께 잔치가 많습니다. 혼인 잔치도 빼놓을 수 없죠. 그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사람들을 초대합니다. 초대장을 받았을 때의 기분으로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그것은 그 기쁨의 잔치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기억해 준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초대하는 사람, 특별한 잔치일 때는 그 기쁨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그러나 그분의 초대는 세상 기준에서 볼 때 부담이 많습니다. 모르고 사는 게 더 편할 때가 많다고들 합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사람들도 편하고 욕망에 부합하는 생활, 계율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습니다. 우상에 빠져 모세의 법을 외면한 이야기가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느님의 초대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기쁘게 응답하고 있습니까? 주님께서 마련하신 찬양, 말씀, 성찬의 식탁인 미사를 기다려지기보다는 귀찮아하고 못 들은 체하지는 않습니까?
 
   오늘 복음 말씀을 다시 묵상해 봅시다. “‘잔칫상을 이미 차렸소. 어서 잔치에 오시오.’ 그러나 초대받은 이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불렀으나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자는 밭으로 가고 어떤 자는 장사하러 갔다. 그래서 초대받은 자들이 마땅하지 않아,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하여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와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그러다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을 보고는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고 물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마태 22,1-14 참조)
 
   하느님 나라의 임금이신 하느님께서 예언자들과 당신의 아들을 통하여 마련하신 잔치에 묵시록 저자는 전합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자. 어린양의 혼인날이 되어 그분의 신부는 몸단장을 끝냈다. 그 신부는 빛나고 깨끗한 고운 아마포 옷을 입는 특권을 받았다.” 고운 아마포 옷은 성도들의 의로운 행위입니다.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은 행복하다.’고 기록하여라.”(묵시 19,7-9) 예복을 갖추는 것은 ‘성도들의 의로운 행위’입니다. 잔치의 예복은 구원의 신비를 누리는 것이며, 예복을 갖추는 것은 사랑과 봉사와 나눔에 감사하는 것입니다. 선택된 사람이 되는 쉬운 방법은 주님께서 마련하신 잔치에 사랑을 실천하며 기쁘게 참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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