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예언자는 하느님 말씀을 전하다가 온갖 고초를 겪습니다. 돌아오는 것은 욕설과 조롱뿐이었습니다. 예레미야는 하느님을 향해 온갖 불평을 터뜨리고 하느님의 꾐에 빠졌다며 한탄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비웃고 놀리고 박해합니다. 이것이 예언자가 당하는 운명입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어 보지만, 뼛속에 깊이 새겨져 있는 하느님의 말씀에서 도망칠 수가 없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열정이 그를 사로잡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또다시 입을 열어 죽음을 무릅쓰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주님을 따르는 길은 수난의 길이며 십자가의 길이라고 가르칩니다. 하느님께 나아가려면 세상과의 타협을 끊어버려야 합니다. 신앙의 길은 주님께 의탁하고 도움의 은총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요한 15,5)고 하셨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처럼 “주님을 따르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십자가의 길은 주님께서 가신 길입니다. 고통의 길이지만 사랑의 길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세상의 요구에 머물지 말고 주님께서 가신 길을 따라 걸어가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기 자신을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라. 세상을 본받지 말고 하느님의 뜻에 맞는 삶을 살라.”고 권고합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뜻에 맞는 삶을 기쁘게 받아 주시며, 진정한 예배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삶입니다. 그러기에 “이 세상을 본받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새 사람이 되도록” 힘쓰고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그분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을 잘해야 합니다.
예레미야는 고생스럽고 고달픈 수난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걸었고,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뜻에 맞갖은 삶을 살고, 그것을 산 제물로 삼아 하느님께 바치는 진정한 예배를 드리라고 합니다. 예레미야 예언자의 삶과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은 예수 그리스도께로 나아가는 참된 신앙의 길을 제시합니다. 고통과 어려움 가운데 함께 하시는 주님을 바라보고 그분의 은총을 구하며 살아가는 값지고 복된 삶이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