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사도 베드로는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마태 14,28)하고 말씀드린 뒤, 물 위를 걷다가 거센 바람을 보고는 주님을 의심하면서 물에 빠져듭니다.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믿는 이에게 영향을 줍니다. 어쩌면 믿음과 성격이 다른 것들이 많은 세상에서 들리는 것, 보이는 것들을 듣고 보다 보면 두려움이나 공포심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다고 주님을 의심하고 믿음을 저버리는 것은 우리 주님을 향한 목적지의 여정을 멈추는 행동이 아니겠습니까. 믿음의 여정에 거센 바람만 있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주님을 향해 걸어가는 이 물 위에서의 걸음은 우리 신앙의 여정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주님을 향해 걸어가는 이 길을 조금 더 연장해서 길게 보자면, 거센 바람도, 풍랑도, 아예 앞이 안 보이는 안개를 포함해서 무수한 난관들이 가로놓여 있다고 봅니다. 그 모든 것들을 헤쳐 나가는 것, 믿음으로 이 모든 난관과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이 믿음의 길입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다행히도 “살려 주십시오.”하고 죽지 않으려고 외치는 경우도 있겠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죽어가면서도 그러한 사실조차 깨닫지 못 하고 주님께 살려달라고 외치는 행동조차 못 하고 살아가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 사도가 잠시 망각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주님을 향해 걸어갈 때, 멀리 보이는 거센 바람도 있지만, 그보다 훨씬 가깝게 우리 주님께서는 사도를 주시하고 계시다는 사실입니다. 능하신 주님께서, 사랑이 크신 주님께서 우리를 지키고 계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됩니다. 한시도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을 더 가까이 느끼고, 주님의 사랑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상황이 우리에게 편하고 유리하게 작용해서 믿는 것이 아니라, 변화무쌍하고 우리 요구나 욕심과는 전혀 딴판으로 다가온다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그런 믿음이 필요합니다. 주님을 더 생생하게 느끼는 신앙이 이 모든 것을 극복하도록 만들어 줍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시며, 가까이 계시는 주님을 믿으며 굳세게 주님께로 나아갑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