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감사합니다!

가톨릭부산 2024.04.11 13:56 조회 수 : 1

호수 2808호 2024. 4. 14 
글쓴이 장재봉 신부 
예수님, 감사합니다!
 
 

장재봉 신부
부산가톨릭신학원장
 
   오늘 복음은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서도 여전히 의심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제자들, 끝없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좌절하고 있는 못난 모습을 전해줍니다. 순간 마음이 철렁했습니다. 부활의 기쁨을 고작 3주일 만에 잃은 듯한 제 모습 같고 제 꼴이라 싶었던 것입니다. 이야말로 주님을 조롱하는 일이고 비난하며 등을 돌리는 일이기에,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으로 이 글을 적고 있습니다.
 
   때문일까요? 딱한 제자들의 모습에 별로 마음을 쓰지 않으시는 듯, 쿨하게 대해주시는 예수님의 배려가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그저 제자들의 영혼이 어서 회복되도록, 손과 발을 보여주고 못 자국까지 확인시켜 주시는 그 다정함에 마음을 떨었습니다. 당신께서 주신 평화를 잘 간수하기만 바라시는 푸진 사랑에 영혼이 촉촉해졌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이르신 주님의 일성은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음성입니다. 그 평화는 십자가의 고통을 당하시고 부활하심으로 어느 누구도 풀어낼 수 없었던 죄와 죽음의 문제를 해결해 주신 일에서 비롯됩니다. 그러기에 주님의 평화는 어느 순간, 어떤 문제이든, 어떤 처지라도 모든 것을 내어 맡기는 굳센 믿음으로만 견지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매사, 크고 작은 난관에 마음이 묶여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 떨지 않는 담대함을 지닐 때, 누릴 수 있는 천상의 선물인 까닭입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되 끝까지 사랑하십니다. 우리의 부족함을 셈하지 않으시기에 우리의 죄로 희석되지도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삶이 변화되지 못했다고 나무라지도, 자녀의 지위를 박탈하지도 않으십니다. 우리의 부족함과 이기심마저도 모두 이해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 좋고 귀한 천상 선물을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느님의 권능을 무시하고 사랑으로 희생하신 예수님의 구원 약속을 의심하는 영혼들도 셀 수 없습니다. 때문에 주님께서는 오늘 다시 이르십니다. “너희를 보낸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하늘의 일꾼인 우리를 향한 명령입니다. 망설이지 말고 미루지도 말고 즉시 실행해야 마땅합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좋은 일, 힘든 일, 그 어떤 조건과 상관없이 우리를 향합니다. 그 사랑의 주님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것만으로 부활의 축복을 누리게 됩니다. 
 
   진정 ‘주님 바라기’가 되시어 평화의 증인으로 우뚝하시길,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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