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 가득한 사람

가톨릭부산 2015.10.19 01:53 조회 수 : 33

호수 2341호 2015.08.16 
글쓴이 박근범 신부 

은총 가득한 사람

박근범 레오 신부 / 부산가톨릭의료원 원목

현대 사회에 들어 급속한 과학 기술의 발달과 동시에 그것으로 인해 사람을 죽이고 문명을 파괴하는 모순에 빠져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과학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행위가 서슴없이 자행되는 현실이 참혹하기까지 합니다. 이 참담한 현상은 인간이 하느님을 잊은 채 스스로의 재능만을 믿고 과시하는 것에서 나온 교만의 결과라고 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 말씀에서 성모님은 인간이 아닌 하느님의 성심에 우리의 운명이 달려 있음을 일깨워 줍니다. 하느님과 인간의 선택은 분명히 다름을 제대로 인식하셔야 합니다. 예수님처럼 하느님의 자비와 생명의 일을 실천하며 사신 성모님입니다. 이는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은 성모님이야말로 참으로 복되신 분이라는 엘리사벳의 고백에서 알 수 있습니다.(루카 1, 45 참조) 결코 많은 재물을 가지고 큰 권력을 누려서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복이라는 것은 지위나 명예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있어서 가장 복된 것입니다. 그것을 깨닫는 자가, 그렇게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이 복됩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항상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믿는 이가 복된 것입니다. 하느님 안에 살면서도 하느님을 모르고, 은혜 안에 살면서도 은혜를 믿지 못한다면 이런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늘 나를 사랑하시고 지켜주시며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는 것, 바로 거기에 복이 있습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말씀대로 순종하여 살면 복된 자, 즉 성모님과 같이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며 사는 이가 은총 가득한 사람입니다.

성모님은 가난하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신 하느님께 자신의 전부를 내어 맡긴 우리 믿음의 모범이십니다. 인간의 눈에는 권세 있고 부유한 이들이 행복하게 보일지 모르나, 하느님은 비록 굶주리고 비천하게 살지만 가난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당신께 의탁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두고 귀하게 여기십니다. 그것이 곧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이렇듯 인류의 평화와 구원은 하느님의 자비를 믿고 살아갈 때 찾아옵니다.

오늘은 성모 승천 대축일이자 우리 민족의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날입니다. 이 기쁜 날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가 충만히 내리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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