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01호 2024. 2. 25 
글쓴이 이성주 신부 

세례받은 자, 본래의 모습으로
 
 

이성주 신부
범일성당 주임
 
   오늘 복음의 내용은 주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입니다. 사순 시기는 지난 주일 예수님과 함께 광야에서 출발하여 타볼산으로, 그리고 해골산의 여정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유혹과 수난을 통해서, 하느님의 아들로 봉헌되고, 단련됩니다. 그리하여 당신이 누구이신지를 우리가 기억하도록 해주십니다. 특히 수난과 죽음의 현장은 하느님께 버림받은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봉헌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유혹에 쓰러지지 않도록 합니다. 이렇게 용기를 잃지 않도록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길을 격려해 주시는 것이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입니다.
 
   변모되어 새하얗게 빛난 모습에서 선한 마음이 드러납니다. 주님의 변모는 자연스러움입니다. 변신, 화장, 치장, 포장이 아닙니다. 남을 속이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역시 그럴듯한 모습으로 꾸미기보다는 세례받은 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선이 분명히 이깁니다. 악을 끊고서 선을 택했던 기억을 되살려야 합니다. 그리하여 세례받은 원상태로 복원되는 것이 사순 시기에 필요합니다. 이것이 봉헌이고, 단련되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의 아들 봉헌 장면이 나옵니다. 봉헌은 주님께서 주신 것은 처음부터 주님의 것이기에, 망설임 없이 돌려 드려야 함을 보여줍니다. 제2독서 로마서는 이사악을 숫양으로 바꿔주신 하느님께서, 당신의 친아들을 아낌없이 내어주심을 기억하게 합니다. 이런 하느님이 우리 편이신데 누가 우리를 대적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이것을 기억하며 사순 시기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초막을 지으려는 베드로의 머무르려는 욕망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베드로는 제자들을 사랑해서 함께한 변모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지 못합니다. 베드로를 통해서 하느님을 자기만족의 도구만으로 삼고, 머무르려는 것에서 벗어나야 함을 기억합시다.
 
   우리는 지금, 타볼산의 거룩한 변모를 기억하면서, 해골산을 향하여 걸어가고 있습니다. 시험이나 시련들 속에서 이루어지는 우리의 봉헌은 속죄양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선한 모습에 함께함입니다. 예수님이 오늘, 당신의 본모습을 보여주셨듯이 우리도 세례받은 자,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되어서, 성령의 힘으로 악을 끊고 선을 택하는 삶을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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