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권위

가톨릭부산 2024.01.24 11:35 조회 수 : 11

호수 2796호 2024. 1. 28. 
글쓴이 백성환 신부 

사랑의 권위
 
 
백성환 신부
구포성당 주임
 
   ‘권위’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을 통솔하여 이끄는 힘’이라고 합니다. 다른 학문에서 권위란 겉으로 힘 있고, 정당하고, 공정한 모습을 연출하는 섬세한 기술이라고도 표현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율법 학자들의 권위는 조상들의 전통을 근거로 한 율법의 세부 지침을 이용하여 정당하고 공정한 것처럼 이스라엘 사람들의 삶을 구속하는 율법주의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말합니다. 율법 학자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으며, 예수님의 말씀으로 더러운 영을 쫓아내시자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라고 놀랐다고 전해줍니다.
 
   예수님의 새롭고 진정한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생각해 봅니다. 몇 마디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예수님의 권위는 사람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연민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 위로 올라서려는 권력형 권위가 아니며, 내가 더 많이 알고 있음을 뽐내는 지식형 권위도 아닙니다. 예수님의 권위는 아버지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당신이 하셔야 할 일에 대한 확신, 모든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그 마음이 말씀과 행동을 통하여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말씀은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을 수 있는 사랑의 권위 그 자체이기에 새 하늘과 새 땅을 여는 새로운 가르침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의 한마디 명령으로 온갖 욕심과 이기적인 마음과 하느님께 반기를 드는 온갖 것에 사로잡혀 있는 더러운 영도 힘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려는 우리 신앙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먼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신 목적은 우리 모두가 구원되길 원하신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더러운 영조차도 예수님의 신원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러운 영이 내뱉는 소리는 오히려 하느님과 우리를 갈라놓기 위한 소리이며, 사랑이 없는 외침에 불과하기 때문에 예수님은 꾸짖고 몰아내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 외치면서 뒤돌아서서 분열과 어둠을 조장하고, 하느님을 믿는다는 말뿐,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의 진정한 사랑의 권위는 바로 지금 예수님과 함께하는, 또 거기에 하느님의 사랑이 진실한 모습으로 담겨있는 삶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의 하느님께 마땅한 믿음과 사랑을 봉헌하면서 말씀으로 살아갈 때 우리에게도 사랑의 권위가 생길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을 닮은, 사랑과 자비가 넘치는 사랑의 권위가 가득한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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