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는 마음의 필요성

가톨릭부산 2019.10.10 09:30 조회 수 : 58

호수 2564호 2019.10.13 
글쓴이 김평겸 신부 


감사하는 마음의 필요성
 

김평겸 신부 / 장산성당 주임
 

   나병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의 최소의 기본권조차 박탈당하는 병이었습니다. 이 병이 끔찍한 불행인 것은 하늘이 주신 벌이라고 말하면서 환자를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소외시키고, 또 그 전염성으로 말미암아 이웃과의 관계에서도 소외시켜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나병은 부정(不淨)입니다. 즉, 하느님으로부터 벌을 받아 죄인, 곧 더러운 상태에 있다는 것입니다.(레위 13,44~46) 따라서 율법은 부정한 이들과 신체적 접촉을 금합니다. 접촉을 한 사람도 부정한 사람, 곧 죄인으로 취급당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런 나병 환자 열 사람이 예수님께 치유를 받고 몸이 깨끗해졌다고 합니다. 그들은 분명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것처럼 놀라운 기쁨으로 가득 찼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 이방인이었던 사마리아 사람 한 사람만이 큰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한탄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나병 환자에 대한 예수님의 이 물음은 우리 모두를 향한 물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성사를 통해서, 나병 환자처럼 더럽고 흉한 죄악으로 물든 우리의 영혼을 깨끗하게 해 주시고, 당신의 자녀로 새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자비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시면서도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세례성사 이후에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삶을 얼마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까?

   우리는 하느님을 찬양하며 감사를 드리러 돌아온 한 사람입니까, 아니면 돌아오지 않은 아홉 명 중의 하나입니까?

   감사하는 마음은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가 된 모든 그리스도인의 필수적인 삶의 양식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는 것은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하느님께서 자신을 사랑하신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감사를 드리러 돌아온 이방인 나병 환자에게 하신 것처럼 우리에게도 축복의 말씀을 주십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 17,19)

 

호수 제목 글쓴이
2809호 2024. 4. 21  착한 목자의 삶 file 박상운 신부 
2808호 2024. 4. 14  예수님, 감사합니다! 장재봉 신부 
2807호 2024. 4. 7  질문하는 사람, 토마스 file 홍경완 신부 
2806호 2024. 3. 31  빈 무덤 -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보는 곳 file 신호철 주교 
2805호 2024. 3. 24  마음 안에 주님의 십자가를 세웁시다. file 한건 신부 
2804호 2024. 3. 17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 file 김명선 신부 
2803호 2024. 3. 10  구원은 하느님의 선물 file 심원택 신부 
2802호 2024. 3. 3  “성전을 허물어라.” file 김경욱 신부 
2801호 2024. 2. 25  세례받은 자, 본래의 모습으로 file 이성주 신부 
2800호 2024. 2. 18  광야와 인생 file 김무웅 신부 
2799호 2024. 2. 11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file 박명제 신부 
2798호 2024. 2. 10  주인이 종의 시중을 드는 이유 이장환 신부 
2797호 2024. 2. 4  사실 나는 복음을 선포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file 이장환 신부 
2796호 2024. 1. 28.  사랑의 권위 file 백성환 신부 
2795호 2024. 1. 21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file 박경빈 신부 
2794호 2024. 1. 14  “와서 보아라.” file 우종선 신부 
2793호 2024. 1. 7  잠 못 이루는 예루살렘 file 장세명 신부 
2792호 2024. 1. 1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이수락 신부 
2791호 2023. 12. 31  아름다운 가정 file 이수락 신부 
2790호 2023. 12. 25  가장 외로운 때에 가장 어둡고 힘든 그곳에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신호철 주교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