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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17년 환경의 날 담화

가톨릭부산 2017.06.23 11:23 조회 수 : 67

2017년 환경의 날 담화(6월 5일) 
 

생태계를 되살리는 일에 우리 모두 나섭시다! 


하느님은 이 땅의 백성에게 사계절 뚜렷한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밖에 없는 이 귀중한 하느님의 선물을 우리는 돈벌이 수단으로만 인식하여, 남용하고 훼손하고 멸종시켜 왔습니다. 하늘과 땅과 물속에 약동하던 생명의 기운을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고갈시켜 왔습니다. 

절대다수의 국민이 반대하던 4대강 토건사업은 아름다운 우리의 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국민의 식수원인 4대강 강물은 남조류를 포함한 녹조의 급격한 증가로 인하여 급성 간질환을 유발하고 거기 서식해온 여러 생물들의 숨통을 끊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하늘은 마스크를 쓰거나 공기청정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마음 놓고 숨을 쉴 수도 없을 정도로 대기가 오염되어버렸습니다. 중국 동부에 밀집한 산업지대의 영향뿐만 아니라 충남 당진 등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대규모 석탄 화력발전소들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금수강산이라 불리던 우리의 하늘과 땅과 물이 전부 오염되었습니다.

이웃 일본에서 2013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로 전국의 모든 핵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하고 11만 명 넘는 피난민이 발생했고, 국내에서는 14개의 핵발전소가 근거리에 밀집한 경주 지역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벽에 금이 가고 지붕이 붕괴하는 일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핵발전소의 위협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직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라는 근거 없는 인식에 안주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지난 2월 대전 원자력연구원에서는 방사능에 오염된 각종 폐기물을 무단으로 폐기 처리하였고, 지난 3월 17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점검에서는 다수의 핵발전소에서 격납건물 안쪽 철판이 부식돼 기준치 이하로 얇아지거나 심지어 구멍이 뚫려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고리 3호기에서는 시공 때부터 격납철판에 기준치 이하 두께의 철판이 사용된 부실 사례가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안일한 안전 불감증과 중대한 결함 중에 운영되고 있는 우리나라 핵발전소에 후쿠시마와 같은 대형 사고가 일어났을 때 그 재앙의 범위가 얼마나 위중할지 참으로 예측하기가 불가능합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우리 사회와 생태계가 겪을 고통에 대해 경고하며, 지금도 선의를 가진 시민들과 연대하여, 4대강의 재자연화와 탈핵 그리고 석탄 화력발전으로부터 탈피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요구하여 왔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세상 만물을 창조하시고,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창세 1,31) 하시며, 인간에게 “그곳을 일구고 돌보게”(창세 2,15) 하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찬미받으소서』, 67항).

새 정부는 이미 4대강의 복원, 미세먼지 대책으로 석탄 화력발전의 자제와 규모 축소, 그리고 신규핵발전소 건설 전면 중단과 단계적인 탈핵 로드맵을 국민들에게 약속한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여러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이 로드맵이 신속히 그리고 확실하게 실천에 옮겨져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희생시키고 생태환경의 질서와 순환을 파괴하여 성장위주의 개발경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국가경영이 잘못된 ‘발전’ 개념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지하여야 할 것입니다. 발전은 결코 단순히 GDP나 1인당 국민소득을 신속히 끌어올리는 일이 아닙니다. 발전은 결코 많은 도시를 건설하거나 첨단 소재와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서로 어우러져서 존중하고 나누며 살 때 비로소 복을 누릴 수 있고, 모두가 복을 누리게 하는 일이 발전입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도 인간의 품위와 권리를 향유하고, 자연계의 미물들도 파괴와 멸종의 위협에서 벗어나 충만한 생명을 누리는 생태계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발전’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이 지구라는 별에 오래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또한 신앙인들과 시민들에게 호소합니다.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생태계와 사회가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를 목격하고 아프게 경험하였습니다. 다시는 그러한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생명을 위협하는 정책을 거부하여야 하겠습니다. 생명을 존중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생태계를 회복시키고 세상을 구하는 의로운 행위입니다. 이 시대의 신앙인들과 선한 의지를 가진 시민들이 모두 의로운 행동에 함께 나설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2017년 6월 5일 환경의 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강 우 일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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