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과공지

3.1 운동 100주년 기념 담화

가톨릭부산 2019.02.20 14:28 조회 수 : 567

31 운동 정신의 완성은 참평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올해 우리는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 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각계각층에서 활동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기리고, 독립운동을 재평가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백 년 전에 많은 종교인이 독립운동에 나선 역사적 사실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그러나 그 역사의 현장에서 천주교회가 제구실을 다하지 못하였음을 고백합니다.
 

조선 후기 한 세기에 걸친 혹독한 박해를 겪고서 신앙의 자유를 얻은 한국 천주교회는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런 까닭에 외국 선교사들로 이루어진 한국 천주교 지도부는 일제의 강제 병합에 따른 민족의 고통과 아픔에도, 교회를 보존하고 신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정교분리 정책을 내세워 해방을 선포해야 할 사명을 외면한 채 신자들의 독립운동 참여를 금지하였습니다. 나중에는 신자들에게 일제의 침략 전쟁에 참여할 것과 신사 참배를 권고하기까지 했습니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며 한국 천주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채 민족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고 저버린 잘못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성찰하며 반성합니다. 그리고 당시 교회 지도자들의 침묵과 제재에도, 개인의 양심과 정의에 따라 그리스도인의 이름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한 천주교인들도 기억하고자 합니다. 그들의 발자취를 찾아 기억하려는 것은, 한국 천주교회의 지난 잘못을 덮으려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아픔과 좌절에도 쓰러지지 않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했던 그들을 본받고 따르기 위함입니다.
 

3·1 독립 선언서는 우리 민족의 독립이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의 단계라고 했습니다. 신분과 계층, 이념과 사상, 종교가 다르더라도 우리 민족은 독립이라는 목표를 위하여 열과 성을 다하고 목숨까지 바쳤습니다. 그러나 해방 이후에 마주한 민족의 또 다른 고통, 곧 분단과 전쟁, 오랜 대립과 갈등을 겪었으며, 이제 이를 극복하고 한반도의 참평화를 이루기 위한 과제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3·1 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서로의 다름이 차별과 배척이 아닌 대화의 출발점이 되는 세상, 전쟁의 부재를 넘어 진정한 참회와 용서로써 화해를 이루는(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2000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 9항 참조)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과거를 반성하고 신앙의 선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어, 한반도에 참평화를 이루고, 더 나아가 아시아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201931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륜대순교자성지 조성을 위한 봉헌금 현황 2 가톨릭부산 2024.03.13 1526
공지 2024년 사목지침 청소년·청년의 해 (1) “환대와 경청의 해” 가톨릭부산 2023.12.01 1298
공지 오륜대순교자성지 조성을 위한 봉헌금 현황 1 가톨릭부산 2023.09.18 2027
154 교구 은인을 위한기도 가톨릭부산 2019.10.04 746
153 2018년 제23회 농민주일 홍보 영상 가톨릭부산 2018.07.20 729
152 사순 제 4주일 미사 영상 가톨릭부산 2020.03.22 717
151 한국 평신도 희년, 우리 교구에서는 이렇게 지냅니다. 가톨릭부산 2017.11.07 717
150 [담화] 2022년 사순 시기 교황 담화 가톨릭부산 2022.03.03 702
149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22-2023년 제37차 세계 젊은이의 날 담화 가톨릭부산 2022.11.16 695
148 주님수난성지주일 미사 영상 가톨릭부산 2020.04.05 684
147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랑의 자선금 file 가톨릭부산 2021.01.15 661
146 [담화]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108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담화 가톨릭부산 2022.09.21 656
145 [부음] 길의간(야고보) 신부 선종 가톨릭부산 2015.10.07 648
144 2020년 4월 12일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 영상 가톨릭부산 2020.04.16 644
143 2020년 3월 8일 사순 제 2주일 미사 시청 안내 가톨릭부산 2020.03.08 639
142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의 입장 가톨릭부산 2019.04.12 630
141 교구 총대리 손삼석 주교 2018년 부활 메시지 file 가톨릭부산 2018.03.28 619
140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제정 file 가톨릭부산 2018.03.09 570
139 부산 피서지 인근 성당 안내 가톨릭부산 2017.07.07 570
» 3.1 운동 100주년 기념 담화 가톨릭부산 2019.02.20 567
137 [경신성사성] 발 씻김 예식 수정에 관한 교령 해설 가톨릭부산 2016.02.17 556
136 제29회 한국 가톨릭 매스컴대상 공모 file 가톨릭부산 2019.02.27 541
135 가톨릭 출판사 도서 기증 협조 의뢰 file 가톨릭부산 2018.10.23 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