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망애를 통한 본당 공동체의 영적 쇄신 (2)
‘희망의 해’
지난해, 믿음의 해를 지낸 우리 교구는 믿음이 우리 안에서 이루는 하느님의 놀라운 작업이며 우리를 변화시켜 하느님으로부터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힘이라는 진리를 체험했습니다. 믿음이야말로 우리가 굳게 설 수 있는 삶의 바탕이며 공동체 안에 살아 계신 하느님의 은총임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새로이 ‘희망의 해’를 시작하며 더욱 “확고한 믿음”(히브 10,22)으로 “희망을 굳게 간직”(히브 10,23)하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 받았습니다.”(로마 8,24)라는 말씀이 삶 안에 굳게 자리매김 되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성경은 우리의 믿음과 희망이 하느님에 근거한다는 진리를 선포합니다. 곧 살아있는 신앙은 희망과 사랑에서 분리되지 않으며 오히려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그러기에 희망은 믿음을 성장시켜줍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도록 이끌어줍니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은 하느님을 향한 길을 바르게 가도록 돕는 세 안내자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세상은 언제나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갈망보다 기복적인 문화에 휩쓸려 살아갑니다. 말씀전파를 훼방하고 희망을 언급하는 일을 거북해합니다. 하지만 불신과 무관심이 팽배한 세상이기에 더욱 희망이라는 촉진제가 필요합니다. 모든 교구민이 주님의 선물인 희망을 배우고 꾸준히 실천해 나가야 할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희망을 배우고 키워나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도’입니다. 올바른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과 이웃에게 자신을 열어 개방하게 됩니다. 내적 정화의 과정을 겪으며 열망과 희망을 잘 정화시킬 수 있습니다. 마침내 “영적인 삶에 맛”들여 희망을 살아가게 됩니다.
두 번째로 희망을 잘 익힐 수 있는 방법은 ‘선교를 포함한 활동’입니다. 세상의 모든 이에게 그리스도의 은총에 힘입어 하느님 나라의 백성이 될 수 있다는 진리를 전할 때, 희망은 굳세어집니다.
세 번째로 ‘고통’은 희망을 키울 수 있는 매우 고귀한 것입니다. 우리는 고통을 극복하기 위하여 극도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세상에서 고통이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능력 밖의 일이기에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고통은 때때로 정화와 성장의 길이며 희망의 여정으로 자리합니다. 고통 속에 있는 분들께 교회가 함께 하며 응원합니다.
네 번째로 희망을 배우고 익히도록 하는 것은 ‘최후의 심판에 대한 믿음’입니다. 하느님만이 정의를 이루실 수 있기에 하느님 없는 세상은 희망이 없습니다(에페 2,12 참조). 때문에 마지막 날 모든 것을 바로잡는 하느님의 보상이 있을 것을 기대하는 마음은 매우 강력한 희망의 요소입니다. 하느님의 심판은 정의이며 또한 은총이기에 가장 큰 희망의 뿌리가 됩니다. 그러기에 “변호해 주시는 분”(1요한 2,1 참조)이신 주님을 만날 것을 확신하며 당당하게 나아가도록 합시다.
끝으로 그리스도교의 희망을 실천하는 마음으로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에 충실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한 기도는 교회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희망의 확신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협력자(1코린 3,9; 1테살 3,2 참조)로 선택된 사람입니다. 모든 민족에게 기쁨을 선물하고 퍼뜨리는 사명에 충실해야 합니다. 우리 곁에는 십자가 아래에서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의 어머니가 되신 성모님께서 희망의 어머니로 함께 하십니다.
부산교구의 모든 분이 어머니 성모님의 도우심에 의탁하여 어려움을 지니고 있는 세상에 희망을 선물하는 협력자가 되어 주시길 청하며 교회의 사명과 의무에 충실한 ‘희망의 해’를 살아가시길 축원합니다.
천주교 부산교구장 서리 손삼석 요셉 주교
실 천 사 항 1. 희망을 품는 기도의 생활화 - 가족 기도 시간 만들기 -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기 2. 희망을 전하는 선교의 일상화 - 1인 이상 선교하기 - 1인 이상 냉담교우 돌보기 3. 희망을 실천하는 활동의 다양화 - 본당 구성원간의 애덕 실천 - 고통 받는 이웃과 함께 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