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양업길 순례(평협회장단과 상임위원)
(2021,11.20,11:00, 병영성지 성당)
올해 양업 순례의 길도 작년에 이어서 코로나로 인해 많은 교우들이 함께하는 행사가 되지 못하고, 약식으로 대리구 본당 평협회장님들과 상임위원들만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전세계적인 코로나 상황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이 재난상황은 그동안 쌓이고 쌓인 우리 인간들의 이기적인 탐욕의 결과로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앙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겪고 있는 현재 코로나 재난은 지금까지 우리 인간들의 이기적인 탐욕으로 이루어낸 현대 문명의 한 단면(문제점)에 대한 경고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지구촌이라는 큰 자연계는 원래부터 인간과 동물 그리고 자연이 서로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상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들은 경제적.정치적 탐욕으로 인한 지나친 개발로 동물의 영역과 자연의 영역을 침범해 소멸시키면서 전체 생태계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가 코로나 바이러스고, 이전의 사스나 메르스 바이러스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코로나 위기의 극복에서도 일부 강대국들은 끊임없는 탐욕으로 자국중심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심지어 생산과 분배까지 독점하면서 결국 오랜 시간이 흘러도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은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또 코로나로 인해 우리 주변에는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많은 이웃들이 있습니다.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 직장을 잃은 분들,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 사람들은 정말 힘들게 지내고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는 극한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목숨을 버리는 분들의 숫자도 엄청 많아졌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힘들지만 우리 주변에 우리보다 훨씬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많은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역시 내가 살기도 바쁜데 하면서 이웃들의 고통을 애써 외면하는 우리들의 작은 이기적인 탐욕도 있습니다.
우리가 처한 이런 코로나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길은 우리들이 모두 스스로의 이기적인 탐욕을 자각하고 비우면서 서로 공감하고 협력하면서 함께 해결해나가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말씀처럼 이 시대에 우리 모두가 회개해야 할 것은 바로 이런 우리 인간들, 우리 개인의 탐욕들입니다. 인간 존재란 큰 자연계의 일부임을 망각하는 이기적인 인간중심주의와 힘없고 가난한 나라를 무시하는 강대국의 국가주의 그리고 이웃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한 이기적인 우리들의 마음을 회개해야 합니다.
이런 현실 상황에서 바티칸을 중심으로 한 보편교회는 몇 년 전부터 ‘교회가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 회칙들을 발간했습니다. 회칙들은 ‘신앙의 빛’ ‘복음의 기쁨’, ‘찬미받으소서’ ‘모든 형제들’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공동합의성‘등입니다.
개별교회인 교구는 보편교회의 큰 방향에 맞추어 나아갈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시기에 교구는 이웃의 어려운 사람 돕기를 위한 모금을 했고, 가난한 나라에 백신 나누기 운동도 했습니다. 우리 대리구도 ‘빛.소금 의료지원운동’과 ‘사랑의 헌혈 천사운동’을 진행하고 있고,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우리가 무엇을 해야 되는지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순교는 다른 것이 아닙니다. 이 시대에 하느님의 뜻이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것인지 고민하면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시대의 순교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코로나로 여러 가지 어려운 시기, 1년 동안 교회를 위해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올해 마지막 남은 시간 잘 마무리하시고, 내년은 본당의 모든 분야들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내년 행사와 예산을 잘 계획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