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곡성당 견진성사
(2021.10.10. 10:00)
오늘 미사는 천곡성당 10주년을 기념하는 미사이며, 동시에 견진성사를 거행하는 미사이기도 합니다.
천곡성당이 새로 성전 부지를 마련해서 성전을 완공한 후 첫 미사를 한 것은 2013년 12월21일이지만, 초대신부님이 부임해 분가된 천곡교우들과 미사를 시작한 것은 2011년1월12일이기 때문에 천곡본당 설립은 올해 10주년이 되는 것입니다. 10주년을 축하드리면서, 지난 10년 특별히 초기 본당설립 초기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천곡 본당의 발전을 위해서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들의 노고를 잘 아시고 축복해주실 것입니다.
또한 오늘은 25분이 견진성사가 있는 날입니다. 견진성사를 통해 천곡의 신앙공동체는 좀 더 성숙한 신앙인으로 살아가게 될 이 분들을 한 형제, 자매로 맞이하게 된 기쁜 날입니다.
오늘 복음말씀은 본당설립 10주년을 맞이한 우리들 모두와, 특별히 오늘 견진성사를 받는 분들에게 진지한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 질문이란 오늘복음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한 질문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영원한 생명을 받는 것, 곧 구원을 얻는 것은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 물음은 우리 모두가 답해야 할 중요한 물음입니다.
바다의 아기고래가 엄마고래에게 질문을 합니다. “엄마! 바다가 어떻게 생겼어?” 그런데 엄마고래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 바다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바다가 어떻게 생긴 것을 말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사실 평생 물속에서만 사는 물고기들은 실제 바다 속의 물만 알지 바다가 어떻게 생긴 것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고래는 가끔 숨쉬기 위해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바다를 보기에 바다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살고 이 세상의 것들에만 푹 빠져있다면 실제로 이 세상의 것에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예컨대 내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가족이 무엇인지? 참 행복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이 세상의 것들을 초월해 있는 영원한 것, 영원한 생명을 가끔씩 혹은 자주 쳐다볼 수 있어야 그것들을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이 세상에 발을 딪고 살고 이 세상의 일을 하면서 살기 때문에 이 세상을 초월해 영원한 것, 영원한 생명을 바라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끔 내 영혼이 숨을 쉬고, 내 영혼에 새 생명을 얻기 위해서, 이 세상을 잠시 떠나고 초월하여 영원한 것. 영원한 생명을 향해 바라보며 고개를 쳐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예수님이 말씀하신 재물에 집착하지 않은 것이고, 명예나,권력 혹은 내가 집착하는 세상의 어떤 것의 문제점을 깨닫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애쓰는 것입니다. 그래야 내가 추구하는 재물도 명예도 권력도 새롭게 하느님의 뜻 안에서 좋게 사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스스로 진지하게 물어봅시다. 영원한 생명을 받는 것, 구원을 얻는 것이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입니까? 만일 이것이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아직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영원한 생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사람은 아직 하느님이 누구이시고, 예수님이 누구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일 나에게 영원한 생명을 받는 것, 구원을 얻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주님 앞에서 진지하게 성찰해보십시다. 도대체 나는 무엇 때문에, 나의 무엇이 영원한 생명을 얻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인지? 2독서말씀처럼 “우리의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내시는” 하느님께서 도와주실 것입니다.
곧 견진성사를 받게 될 여러분은 이제 곧 세례성사 때 한 서약을 다시 함으로서 하느님의 자녀로 충실하게 살 것을 다시 약속드리게 됩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성령의 특별한 은총을 받고, 이마에 기름을 바르며 십자가를 새기는 예식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여러분의 마음에 가득 넘치게 되어, 더욱 완전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 교회의 공동체와의 일치를 통해 더욱 완전한 교회의 구성원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여러분의 삶이 더 의미 있고 행복해져 그것이 세상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이마에 십자가 인호가 새겨짐으로서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수난, 곧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을 증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통한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가르침을 깊이 깨닫고 실천함으로 여러분이 간직한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가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져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견진성사는 세례성사의 완성인 것입니다.
오늘 본당 설립 10주년과 견진성사를 받는 특별한 날, 지금 우리에게 찾아오시어 우리와 함께 계시는 성령의 이끄심을 느끼시기 바랍니다. 성령께서 여러분 안에 머무셔서 여러분의 삶을 일으켜 세우시고, 여러분이 하느님과 예수그리스도의 말씀에 충실한 신앙인이 되어 여러분의 삶이 더욱 의미 있고 행복하게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