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6. 2. 2. 주님 봉헌 축일 봉헌 생활의 날(대리구미사)

① 말라 3,1-4 또는 히브 2,14-18    ㉥ 루카 2,22-40 또는 2,22-32.

 

          봉헌생활의 해 폐막미사

 

!!,오늘은 주님 봉헌축일입니다. 주님께서 성전에서 봉헌되신 이 아름다운 축일미사에 오신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께서 축복해 주시길 빕니다. 주님봉헌 축일은 봉헌생활의 날이기도 합니다. 주님께 자신을 봉헌한 수도자들의 날입니다. 주님께서 우리 수도자들을 축복해 주시어 자신이 받은 부르심대로 살아갈 수 있는 은총과 힘을 주시길 청합니다.

 

또한 오늘이 특별한 이유는 오늘이 바로 봉헌생활의 해가 끝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제 2차 바디칸공의회,, 수도생활 교령 반포 50주년을 맞이하여 2014년 대림 첫주일인 11월 30일부터 2016년 2월 2일 주님봉헌 축일까지를 봉헌생활의 해로 선포하셨습니다. 따라서 오늘이 바로 봉헌생활의 해가 끝나는 날입니다. 이에 우리는 봉헌생활에 대한 묵상을 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수도생활은 순교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왜 수도생활이 순교와 연결되는지는 교회역사를 간단히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령강림으로 탄생한 교회는 초세기 3백년에 걸쳐 박해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이 3백년 박해시기 동안, 주님을 믿고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곧 순교를 의미했습니다. 죽음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믿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시대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박해시대는 로마 6,3의 말씀이 바로 현실이었습니다: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 예수와 하나가 된 우리는 이미 예수와 함께 죽었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과연 우리는 세례를 받고 죽어서 그분과 함께 묻혔습니다.”

 

이 3백년의 긴 박해는 313년 로마 콘스탄티누스황제의 밀라노 칙령으로 끝났습니다. 믿음의 자유를 얻게 된 것입니다. 이제 박해가 끝났기 때문에 순교할 기회도 없어졌습니다. 오히려 그리스도교는 로마의 국교처럼 되어 모든 사람들이 세례를 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박해시대에는 순교를 결심한 소수의 사람들만이 세례를 받았지만, 신앙의 자유시대에는 수많은 대중이 순교할 결단없이 세례를 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오히려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되는 일이 마치 유행병처럼 번진 것입니다. 이시기를 기점으로 교회는 외형적으로는 발전하였지만, 내면적으로는 참된 믿음과 열정이 식기 시작한 것입니다. 바로 이때부터 교회 안에서 수도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수도운동은 순교의 영성으로 되돌아가자는 운동입니다. 즉 종교자유시대인 지금은 순교할 수는 없지만, 예수님을 철처히 따르기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리고 희생하기로 결단한 신자들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 사람들이 바로 수도자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을 철처히 따르기 위하여 수도자들은 순결하신 주님, 가난하신 주님, 순명하신 주님을 닮고자 한 것입니다. 이 순결과 가난과 순명을 통하여 수도자들은 순교자들이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십자가의 주님을 따른 것처럼, 자기들도 일생 삶을 통하여 철두철미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뒤를 따르고자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복음3덕은 순교의 또 다른 형태입니다. 붉은 색의 순교가 피흘리는 순교라면, 백색의 순교는 바로 복음3덕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초대교회에서는 예수님을 위하여 동정을 지키는 자들을 가리켜서 백색의 순교자들이라고 했습니다.

복음3덕이 순교를 의미하기 때문에, 복음3덕은 이 세상에 대해서 죽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복음 3덕이 주님의 십자가의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세상의 가치와는 반대됩니다.

 

순명은 자기의 꿈을 이루고 자신의 뜻을 극대화하면서 자존심을 생명처럼 여기는 세상의 사고방식과 반대됩니다. 가난은 돈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이 세상의 가치관과 반대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시스템은 결혼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간의 심리적인 구조를 보든지, 육신의 본능을 보든지 결혼과 성은 당연하고 자연스럽습니다. 따라서 독신은 참으로 반자연적인 삶으로 간주되는 비인간적인 삶의 방식이 될수 있습니다.

 

이처럼 복음3덕이 이 세상의 가치와 반대되는 이유는 일종의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즉 복음3덕은 이 세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천국을 위한 가치입니다. 즉 천국의 가치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는 설자리가 없는 것입니다.

복음 3덕이 천국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 복음3덕을 고백하고 실천하려는 성직자,수도자는 이 세상에서부터 천국의 모습을 앞당겨 보여주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인간의 자존심과 돈과 인간본능이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복음3덕은 참으로 고통스럽고, 비현실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복음3덕을 순교의 한 형태요 십자가의 죽음과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복음3덕이 이 세상에서는 하나의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복음3덕은 참으로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즉 자신의 뜻에서, 재물에 대한 애착에서,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착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 복음3덕의 은총입니다.

 

이 자유로음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위한 것이라면 이기적인 것입니다. 복음3덕의 은총과 자유로움은 하느님을 위한 것입니다. 마치 이집트를 탈출하여 자유를 얻은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과 계약을 맺고 하느님을 위해서 그 자유를 사용할 때, 진정으로 해방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하느님을 온전히 사랑하기 위해서 특별한 은총을 받은 사람은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도록 불림을 받습니다. 그 이유는 자신이 받은 그 은총은 다른 사람에게 봉사할 때에만 은총이 됩니다. 이것이 1코린12장에 나오는 ‘모든 은사는 공동선을 위해 주신다.’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복음3덕을 사는 봉헌생활자들은 형제들과 교회에 봉사하고 헌신하라는 초대를 받는 것입니다. 이 초대에 따라. 복음 3덕은 형제와 교회를 위해서 온전한 봉사함으로써 열매를 맺게 됩니다.

 

바로 여기에 수도생활의 이상이 있습니다. 바로 완전한 사랑입니다. 하느님 아버지를 모시고, 모든 사람이 예수님과 일치해서 완전한 형제애를 나누는 천국의 삶을 지금 이 땅에서부터 실현하는 것이 봉헌생활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수도생활교령 제 1번은 이렇게 봉헌생활을 요약합니다:

“완전한 사랑을 복음적 권고의 실천으로 추구하는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과 모범에서 비롯된다.”

 

이처럼 봉헌생활은 천국에서 이루어질 하느님의 사랑의 완전한 실천을 지금부터 실천하는 성소입니다. 이 때문에 수도자들을 종말의 증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랑을 목표로 삼는 것은 모든 신자가 추구하는 목표이기도 합니다. 주님께서 마태5,48에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가 평신도이건, 사제이건, 수도자이건, 우리는 모두 어떤 형태로든지 순교자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어떤 고통과 희생이 있더라도, 하느님의 사랑을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천국의 시민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오늘도 주님은 우리에게 당신 말씀과 성체를 통하여 무한한 사랑을 가지고 우리에게 오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무한한 사랑을 믿고 주님과 함께 천국의 향한 거룩한 여정을 하는 것입니다. 이 거룩한 여정을 하는 우리에게 주님께서 강복해 주시고 축복해 주시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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